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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부터 6위까지 안갯속 혼전, K리그 최종라운드 '꿀잼매치'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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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누군가 '각본'이라도 써놓은 걸까.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 파이널A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드문 극적인 매치업이 성사됐다. 서로의 마지막 위치를 놓고 6개 팀의 운명이 기묘하게 얽히게 됐기 때문이다.

최종라운드의 경기 결과에 따라 최종 우승팀부터 6위까지의 순위가 극적으로 요동칠 가능성이 생겼다. 1-2위와 5-6위팀은 맞대결로 서로의 운명이 꼬였고, 3위 FC서울과 4위 대구FC는 2020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놓고 외나무 다리에서 진짜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울산과 전북의 '현대가 우승전쟁', 캐스팅보트 쥔 5위와 6위

12월 1일 파이널A 최종 라운드만을 남겨두고 있는 현재, 리그 1위는 울산 현대, 2위는 전북 현대다. '현대가'의 두 형제 구단은 지난 23일 열린 시즌 최종 맞대결에서 1대1로 비기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그 결과 울산은 우승을 확정짓지 못했고, 전북은 역전 가능성을 살려뒀다. 두 팀의 승점 차이는 3점인데, 다득점에서는 전북이 1점 앞서 있다.

결국 최종 라운드에서 울산이 지고 전북이 이기면 승점 동률이 되고, 그러면 다득점으로 순위를 가리게 되는 데 여기서는 전북이 약간 유리하다는 뜻. '울산 패-전북 승'의 결과가 나온다면 전북이 극적인 역전 우승을 할 수도 있다.

때문에 'K리그1 우승'의 캐스팅 보트는 울산과 전북이 각각 최종 라운드에서 만나는 5위 포항 스틸러스와 6위 강원FC가 쥐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데 두 팀 역시 이 경기 결과가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따라서 최종 순위가 뒤바뀔 수 있기 때문. '울산-전북'의 구도와 마찬가지로 5위 포항이 강원보다 승점 3점이 앞서지만, 다득점에서는 무려 11점이나 뒤진다.

정리하면 최종라운드에서 울산이 포항을 꺾거나 비기면 자력 우승이 된다. 2위는 전북. 그런데 울산이 승리 시 강원에 역전 찬스가 생성된다. 강원이 전북을 잡는다면 5위로 2019시즌을 마감할 수 있다. 물론 '울산-포항'전 결과가 무승부라면 '우승 울산-2위 전북, 5위 포항-6위 강원'순으로 서열 정리가 끝난다.

반대로 울산이 포항에 패한다면, 전북에는 역전 기회가 만들어진다. 강원은 6위 확정이다. 울산이 지고, 전북이 이기면 앞서 서술한 대로 전북의 역전 우승도 가능하다. 결국 울산과 전북, 포항과 강원 모두 마지막 경기까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이유가 명확하다는 뜻이다.

▶미궁에 빠진 서울vs대구 3위 전쟁, 포항도 참전?

'현대가 전쟁' 못지 않게 ACL 티켓이 걸린 3위 싸움도 흥미진진해졌다. 서울이 무난하게 3위를 굳히는 듯 했는데, 뜻밖에 포항이 제대로 '고춧가루'를 뿌렸기 때문이다. 서울은 지난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마지막 홈경기에서 포항에 0대3으로 완패하며 눈물을 흘렸다.

매우 심각한 데미지가 있는 패배다. 같은 날 대구가 강원을 꺾고 승점 3점을 추가하면서 이제 두 팀간 승점 차이는 단 1점으로 좁혀졌다. 마지막 맞대결에서 이기는 팀이 3위를 차지하게 된다. 만약 비기면 서울이 앞서기 때문에 유리한 건 맞다.

하지만 결과를 예측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최종전이라 전력 외의 여러 요소들이 복잡하게 개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가 강원을 꺾으며 기세가 올라와 있고, 서울은 포항에 참패하며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어 있다. 이 또한 승부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다.

더구나 포항도 서울을 저격하면서 '이론상으로'는 '3위 전쟁'의 승자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포항의 대역전 시나리오는 이렇다. 일단 서울과 대구가 0대0 무승부를 거둬야 한다. 그러면 서울은 승점 56점, 시즌 득점은 53점이 된다. 이때 포항이 울산전에 9점을 넣고 이기면 서울과 승점 동률이 되고, 다득점에서 1점 앞서 3위가 된다.

만화영화 같은 시나리오다. 서울과 대구가 0대0으로 비길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지만, 포항이 리그 우승을 목전에 둔 1위팀 울산에 9골을 넣을 확률은 계산조차 무의미하다. 그럼에도 포항 김기동 감독과 선수들은 희박한 확률에도 '도전'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김 감독은 "3위 가능성은 희박해졌지만 내년을 위해서라도 마지막까지 좋은 경기를 통해 희망을 줘야 한다"며 '마지막 동해안더비' 울산전에 대한 전의를 불태웠다.

결국 핵심은 포항의 '서울 저격'으로 인해 우승 경쟁 뿐만 아니라 3~4위 경쟁 또한 매우 재미있어졌다는 점이다. 모든 팀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시즌 내내 이어져 온 K리그1의 '꿀잼 매치'는 최종 라운드까지도 흥미롭게 이어진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