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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가장 먼저 상동 문 여는 롯데 이대호, 새시즌 칼을 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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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롯데 자이언츠 이대호(37)는 최근 '새벽길 운전'이 잦다.

컴컴한 길을 달려 도착하는 곳은 팀 마무리훈련이 한창인 김해 상동구장. 모두가 잠든 그 시간 이대호의 일과가 시작된다. 새벽 6시께부터 상동구장 실내 훈련장인 자이언츠돔 2층에 마련된 웨이트 훈련장에서 굵은 땀을 흘린다. 선수단 훈련이 시작될 즈음인 9~10시가 되서야 몸 만들기 훈련이 마무리 된다.

이대호는 프로 데뷔 후 스스로 겨우내 몸을 만드는 루틴을 고수 중이다. 시즌이 마무리 된 11~12월 철저한 식단 조정과 근력 운동으로 기초 체력을 다지고, 1월 개인 훈련을 거쳐 2월 팀 훈련 참가로 시즌 밑그림을 그려왔다. 올 초에도 15㎏을 감량하고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등 매년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왔다. 최근 상동에서 진행 중인 새벽 훈련은 이런 몸만들기의 일부다.

이대호를 곁에서 지켜보고 있는 롯데 김대환 트레이너는 "이대호는 스스로의 루틴이 굉자히 잘 만들어져 있는 선수"라고 했다. 그는 "고참급 선수임에도 매일 가장 먼제 훈련장에 출근해 3~4시간씩 몸을 만든다"며 "적지 않은 나이인데도 오히려 훈련량은 젊은 선수들보다 훨씬 많고 체계적"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이런 이대호의 루틴이 정작 시즌 중에 어느 정도 효과를 내는지에 대해선 의문을 표하는 모습이다. 겨우내 훈련으로 체중을 줄이지만 시즌 중에는 다시 증가하는 부분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트레이너는 "국내 프로스포츠에선 체지방에 민감한 경향이 있지만, 종목-선수 특성에 따라 체지방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며 "무조건 체중을 줄이거나 벌크업을 한다고 해서 더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덤프 트럭 엔진을 소형차에 달면 파워가 늘어날지언정 스피드가 확연히 빨라지지 않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며 "선천적으로 타고난 몸이 다르듯, 선수들이 몸을 어떻게 만들고 유지하느냐에도 다 차이가 있다. 이대호가 이 나이에도 3할에 근접한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할 수 있는 것도 다 이런 훈련 루틴의 효과"라고 강조했다.

새 시즌을 바라보는 이대호의 눈은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다. 부진을 거듭하다 최하위로 마감한 팀의 아픔에서 그도 예외일 순 없다. KBO리그 최고 연봉-팀 프렌차이즈 스타, 선수협 회장 등 갖가지 부담감이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부담과 아픔을 환호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스스로의 노력과 결과물이라는 점도 잘 알고 있다. 롯데와의 4년 계약 마지막 해인 2020년 이대호의 목표는 오로지 '성공'에 맞춰져 있다.

김해=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