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김준석 기자] 가수 유승준(본명 스티브 승준 유)이 파기환송심에서 승소한 가운데, 외교부가 대법원에 재상고를 할 것임을 예고했다.
지난 15일 외교부 당국자는 "대법원에 재상고해 최종적인 판결을 구할 예정"이라며 "외교부는 향후 재상고 등 진행 과정에서 법무부, 병무청 등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유승준이 LA 총영사관을 상대로 제기한 사증발급거부취소소송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이 열렸다.
재판부는 "1심판결을 파기한다. 원고가 2015년 제기한 사증발급거부취소소송 원고 패소 판결을 취소한다"고 선고했다.
이에 유승준 측 변호인은 "대법원의 판결이 있었기에 예상했던 결과다. 기쁘게 판결을 받아들인다. 병무청과 법무부도 법원 판결을 반영해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입국금지를 해제하지 않으면 비자가 발급되더라도 입국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승준은 지난 2002년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기피 논란으로 입국이 금지됐다. 유승준은 지난 2015년 10월 LA 총영사관에 비자를 신청했고 이를 거절당하자 소송을 제기했으나 1, 2심에서 재판부는 유승준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7월 대법원 3부가 유승준이 주 로스앤젤레스(LA) 한국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이 재외공관장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지시에 해당하는 입국금지 결정을 그대로 따른 것이라고 해서 적법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영사관이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고 오로지 13년 7개월전에 입국 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발급 거부처분을 한 것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또 비자발급 거부를 전화로 알린 것 또한 행정절차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유승준 측은 "유승준과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가슴 속 깊이 맺힌 한을 풀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중들은 싸늘했다. 유승준의 입국을 막는 국민청원이 등장했고, 유승준의 재입국금지 청원글은 닷새 만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이 청원은 총 25만9864명의 지지를 받았고, 정치권에서는 병역기피자의 입국을 막는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인 일명 '유승준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청와대는 9월 "법원의 판결이 확정되면 이에 따라 향후 법무부, 병무청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출입국관리법을 면밀히 검토한 후 유씨에 대한 비자발급, 입국 금지 등에 대해 판단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유승준들의 팬들은 성명서를 내고 유승준을 응원했다.
디시인사이드 유승준 갤러리는 "유승준이 한국 땅을 떠난 지 어느덧 17년. 정말 길고도 긴 시간이지만, 많은 팬들은 그의 복귀를 간절히 염원했다. 2002년 군 입대 회피 논란을 일으키면서 많은 국민들의 공분을 샀고, 이후 여러 차례 입국을 시도했지만 계속되는 비난에 직면하면서 그는 정말 모진 시간을 감내해 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왜 굳이 한국으로 돌아오려고 하느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팬들은 그의 진심 어린 마음을 알고 있다. 유승준은 언제나 고국을 그리워했으며, 그가 품은 진정한 꿈을 알기에 팬들은 믿고 기다릴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승준 갤러리 일동은 하해와 같은 고등법원 판결에 깊은 감사함을 표하며, 향후 유승준의 활동에 아낌없는 지지를 행사할 것임을 이 자리를 빌려 밝히는 바. '언제나 그대가 존재했기에, 우리들의 꿈은 자라날 수 있었습니다. 학창 시절 우리들의 영원한 우상 '아름다운 청년' 유승준이 다시금 피어오를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이날 판결 후 유승준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만약 고국에 다시 정상적으로 입국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그간의 물의와 우려에 대해서 여러분들께 진심을 다시 말씀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나아가 제가 사회에 다시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도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판결의 취지에 따라 법무부나 외교부에서도 합당한 처분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유승준과 가족들은 모두 그동안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키고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서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narusi@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