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신인', '루키'라는 단어에는 항상 물음표가 붙는다. 팀의 새로운 전력으로서 제 몫을 해낼 수 있을지에 관한 물음표다. 그런데 아무리 아마추어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은 신인이라도 막상 프로무대에서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팀의 입장에서도 기대감을 갖고 바라보는 동시에 유보적인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신인 선수가 제 자리를 잡기까지는 '기다림'이라는 요소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난 10월 28일 열린 2019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많은 희망과 기대 속에 10개 구단이 신인 선수를 뽑았다. 역시 드래프트 순위가 높은 순서대로 주목을 받았다. 창원 LG가 겨우 5%의 확률을 뚫고 1순위 지명권을 따내 선발한 박정현을 필두로 2순위 김경원(KGC) 3순위 김진영(삼성) 등은 '즉시전력감'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하지만 정작 프로무대에 데뷔한 이들 '슈퍼 루키'들은 아직은 프로 레벨에 크게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박정현이 이들 '빅3' 중에 가장 먼저 데뷔전을 치렀다. 박정현은 지난 6일 부산 KT전 1쿼터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결과는 2분 53초 동안 1번의 슛을 시도해 실패했고, 리바운드 1개를 따내는 데 그쳤다. 2순위 김경원도 13일 삼성전에 나왔지만, 4분 44초 동안 1리바운드, 야투 1개 시도(실패)로 박정현과 같은 결과를 보였다. 이날 KGC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삼성의 김진영은 벤치만 지켰다.
확실히 아직은 '진짜 프로'의 모습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 선수들의 소속팀 감독이나 선배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신인 선수가 곧바로 아마추어 때의 기록을 하기 어렵다는 것을 충분히 감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LG 현주엽 감독은 "장차 중요한 역할을 해 줄 선수이기 때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KGC 김승기 감독 역시 "다들 보시다시피 상·하체 밸런스도 맞지 않았다. 몸 상태를 빨리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고 김경원에 대해 평가하며, "모든 감독들이 신인에 대해서는 비슷한 계획을 하고 있을 것이다. 기다려줘야 한다"고 평가했다.
결국 신인 선수들은 아마추어의 태를 벗어내고 진짜 프로로서 환골탈태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훈련을 통해 체력을 끌어올리고, 불필요한 체지방을 줄인다거나 팀의 공수 패턴 및 상대팀의 프로 선배들의 수비를 뚫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시에 신인으로서의 패기와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마인드 컨트롤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이 제법 걸린다. 지금 당장은 보잘 것 없을 지라도, 이 선수들이 결국엔 KBL 무대를 이끄는 주역이 될 날이 올 것이다. 지금은 기다려야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