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영화, 그리고 감동까지 있는 영화. 이 영화의 팬이 됐습니다." 박용우와 조은지가 자신한 새로운 블랙코미디 '카센타', 관객들까지 팬으로 만들 수 있을까.
파리 날리는 국도변 카센타를 운영하고 있는 재구와 순영이 펑크 난 차를 수리하며, 돈을 벌기 위해 계획적으로 도로에 못을 박게 되면서 벌어지는 한국형 생계범죄 블랙코미디 '카센타'(하윤재 감독, 88애비뉴㈜ 제작). 13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주연배우 박용우, 조은지를 비롯해 연출자 하윤재 감독이 참석했다.
'카센타'는 한 달에 20만원도 벌지 못하는 씁쓸한 모습의 카센타 사장 부부의 모습을 통해 먹고 살기 팍팍한 서민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이 '먹고 살기 위해' 택하는 일명 '생계형 범죄'를 통해 한국사회의 이면을 재조명한다. 그러면서도 점점 걷잡을 수 없는 욕망에 사로잡히고 뜻밖의 사고로 돈과 양심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씁쓸하고 헛헛한 웃음을 자아내 '블랙코미디'의 장르적 특성을 제대로 보여준다.
장르적 재미와 함께 '카센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투톱 주연을 맡은 박용우와 조은지의 찰진 코미디 케미다. '순정'(2016)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박용우는 계획적으로 차량들의 펑크를 유도해 위험한 영업을 시작하는 국도변 카센타 사장 재구 역을 맡아 욕망과 양심 앞에서 갈등하는 내면 연기는 물론 카리스마 넘치는 거친 남자의 매력을 제대로 발산할 예정이다. 조은지는 생계형 범죄 영업에 동참하는 아내 순영 역을 맡아 전매특허 생활밀착형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날 하윤재 감독은 "10년전쯤에 지방에 영화 속 공간과 비슷한 곳에 여행을 갔다가 타이어가 찢어져서 허름한 카센타에 들어간 적이 있다. 그때 평상 위에서 1시간 반동안 수리가 끝나는걸 기다려야 했는데 그때 많은 생각이 들더라. 그때 사장님이 50대 후반의 아저씨였는데, 그 아저씨를 보다가 이 이야기를 러프하게 만들어냈다. 그러고 서울로 돌아와서 그 러프한 시나리오를 완성하게 됐다"며 '카센타'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빵꾸'라는 제목으로 공개됐던 것과 달리 개봉 제목을 '카센타'라고 변경한 이유에 대해 묻자 "이 영화의 주인공은 재구와 순영. 그리고 이 공간 카센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빵꾸'와 '카센타'라는 제목으로 고민을 했다. 그러다가 이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까 쉽게 접근 가능한 '카센타'라는 제목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재구 역의 박용우는 "처음에 제안을 받았을 때는 거절했다. 감독님께서 인상이 심상치 않았다. 에너지가 느껴지시고 강단이 있으셨다. 사실은 거절을 하려고 했는데, 거절을 하더라도 애정있게 본 시나리오는 가능하면 직접 뵙고 거절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만나 뵙게 됐다. 그런데 제가 그 이후 여행을 갔는데 또 시나리오를 보내주셔서 감사했다. 시나리오를 자세히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때 '아 해야 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하고 나니 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카센타' 출연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조은지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 블랙코미디라는 것도 좋았다. 욕망으로 인해서 변해가는 인물들의 모습이 흥미롭게 표현이 됐다는 느낌을 받아서 출연하게 됐다"고 덧붙였다.극중 욕망으로 인해 점차 변해가는 인물을 연기한 박용우와 조은지. 박용우는 극중 연기 스타일에 대해 "사람이 살면서 근본이 바뀌진 않지만 생각이나 성격이 바뀌지 않나"라며 "요새 연기자로서 드는 생각은 연기를 할 때 자유롭게 하자는 거다. '카센타'도 굉장히 자유롭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과 만나서 수다도 많이 떠는 편인데, 현장에 나오면 다 잊고 자유롭게 연기하려고 한다. 또한 현장에서 발견되는 것들이 있다"며 "소도구가 될 수도 있고 상대방의 액션일 수도 있고 저와 감독님의 컨디션일 수도 있는데, 그런 것들을 최대한 느끼면서 연기하려고 했다. 타이트하게 연기했다기보다 정말 자유롭게 연기한 기분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조은지는 "세심한 부분은 감독님이 많이 잡아주셨다. 순영이라는 캐릭터를 저에게 많이 녹아내릴 수 있게, 조은지 식의 순영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셨다. 그래서 현장에서도 편하게 연기 할 수 있었다"며 만족스러워 했다.박용우와 조은지는 극중 부부 연기 호흡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13년 전 '달콤살벌한 연인'에서 선배님을 처음 봤는데 그때는 하늘같은 선배님이셔서 쉽게 다가가지도 말을 걸기도 쉽지 않았다"고 입을 연 조은지. 그는 "이번에 작업을 하면서 궁금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선배님께 의지가 많이 됐다. 현장에서 상주하다시피 촬영을 해서 현장에서는 정말 부부 같은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박용우는 "감독님이 순영 역에 조은지씨 어떠냐고 했을 때 '너무 좋다'고 대답이 나온게 1초도 걸리지 않았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냥 본능적으로 좋았다. 현장에서 느꼈을 때와 영화를 봤을 때 '역시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앞으로도 자주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조은지는 "두 인물이 욕망으로 하나가 되었다가 다시 욕망으로 펼쳐지는 부분들을 관심 있게 봐주시면 재미있을 것 같다"며 '카센타'의 관전포인트에 대해 설명했다. 박용우는 "저는 이 영화의 팬이 됐다"며 "어떤 영화든 영화를 보고 팬이 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영화일 때, 또 그러면서 감동을 느낄 때이다. 저는 제가 출연한 영화이지만 그 두 가지를 이 영화를 보고 느꼈다. 이 두 가지 부분을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한편, '카센타'는 2009년 연출한 첫 단편 '봄날의 약속'으로 제30회 청룡영화제 단편영화부문 본선과 끌레르몽 페랑 단편 영화제 부문 경쟁에 오른 바 있는 하윤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박용우, 조은지, 현봉식, 김한종, 한수연 등이 출연한다. 11월 27일 개봉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