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1919년 10월 최초의 한국 영화 '의리적 구토'의 개봉은 한국 문화의 태동이었다. 현재 대중문화의 기틀이 바로 영화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100년이 훌쩍 흘렀다. 한국 영화가 걸어온 길은 울분과, 눈물, 땀, 좌절, 재기 희망이 어우러지 대서사시였다. 충무로는 전진 또 전진한 끝에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는 시장으로 우뚝섰다.
1963년 세상에 나온 청룡영화상도 한국 영화의 희로애락을 함께했다. 제1회 청룡영화상에선 아직도 명작으로 꼽히는 '혈맥'이 작품상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최고 배우들이 무대를 수놓았다. 엄앵란과 고 신성일 부부는 결혼 전 인기상을 받기도 했다.
이후에도 한국 영화 대표작들이 청룡의 품에 안겼고 수많은 화제를 뿌렸다. '너는 내운명' 황정민의 '밥상 소감'이나 '한공주' 천우희의 눈물의 수상 소감도 영화팬들의 기억에 깊이 남아있다.
청룡영화상도 어느덧 40회를 맞았다. 청룡도 세상의 풍파를 비켜가지 못했지만 1990년 이후에는 한 해도 빠짐없이 열리고 있다. 특히 투명한 진행과 엄격한 심사로 대한민국 최고 권위의 영화 시상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청룡은 한국 영화 100주년의 변곡점에서 또 한번 변신을 시도한다. 최고의 영화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K-컬처를 전파하는 특별한 장으로 변모하고자 한다. 즉, 한국 영화가 K-컬처의 중심이란 점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
영화는 종합예술이다. 그곳에는 음악이 있고, 문학, 미술, 건축, 컴퓨터그래픽 등이 공존한다. 그리고 새로운 문화적 가치들이 감동과 공감, 실험, 도전과 함께 호흡하며 작품 속에서 실현된다.
2020년에는 본격적인 뮤지컬 영화가 한국에서 나온다. '영웅'과 '인생은 아름다워' 등이 개봉한다.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로 뮤지컬로 먼저 소개된 바 있다. '해운대' '국제시장'의 윤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뮤지컬 오리지널 캐스트인 정성화가 주연 안중근 역을 맡아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또 류승룡 염정아가 주연을 맡은 '인생은 아름다워'도 촬영에 한창이다.
제40회 청룡영화상은 지나온 100년을 넘어 새로운 100년을 노래한다. 한국 영화 트렌드에 걸맞는 축하무대가 기획되고 있다. 아직 베일에 쌓여있지만 지난달 30일 2019 대한민국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서병구 뮤지컬 안무가와 함께 색다른 무대를 기획 중이다.
K-POP 무대도 한 단계 더 성장한다. 청룡 축하공연은 K팝을 대표하는 스타들이 매년 등장해 깜짝 선물을 선사했다. 비 동방신기 원더걸스 카라 아이유 미쓰에이 트와이스 마마무 등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K-POP 대표 가수들이 무대를 가득 채웠다. 아이유는 여고생 콘셉트로 등장해 '연극이 끝난 후'를 열창했고, 마마무는 '데칼코마니'를 한국 영화 명대사들로 개사해 화제를 모았다.
올해에는 K-POP 대표스타 세븐틴이 'HIT(히트)'와 '아주 NICE(나이스)'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에스쿱스, 정한, 조슈아, 준, 호시, 원우, 우지, 디에잇, 민규, 도겸, 승관, 버논, 디노 등 13명으로 구성된 세븐틴은 K-POP을 대표하는 아이돌그룹으로 올해 각종 음악 시상식을 휩쓴 바 있다. 청룡 무대에 오르는 세븐틴 멤버들은 "'청룡영화상'이라는 큰 시상식에서 우리 세븐틴이 무대를 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고 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많은 영화인들이 즐기는 축제이자 시상식인 만큼 우리도 좋은 무대를 통해서 세븐틴의 에너지를 멋지게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K컬처는 세계 대중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그 원천은 한국 영화다. 제40회 청룡영화상은 21일 오후 8시45분 인천 영종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성대한 막을 올린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