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예상치 못한 충격의 '1패'였다. 4연승을 달리던 분위기도 차갑게 식었다. 당초 계획한 시나리오가 틀어지면서 앞으로의 일정은 첩첩산중이 됐다.
김경문 야구 대표팀 감독은 "결승에 가기 위해서 일단 3승은 해야 한다. 첫 경기와 두 번째 경기가 중요하다"고 했다.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에서 미국과 대만을 차례로 꺾으면, 비교적 부담을 덜 수 있었다. 만약 멕시코까지 잡아낸다면, 여유로운 '한일전'을 치르고, 결승행 티켓을 따낼 수도 있었다. 그러나 11일 미국을 잡은 한국은 12일 대만에 충격의 0대7 패배를 당했다. 전원 프로 선수들이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대만에 이렇게 큰 점수차로 패한 건 이번이 처음. 잃은 게 많은 경기였다. 같은 날 도쿄돔에서 열린 경기에선 일본이 미국에 3대4로 석패. 일본도 내심 3연승 뒤 한국전을 맞이하고 싶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의 충격적인 첫 패로 슈퍼라운드 순위표가 복잡해졌다. 나란히 2패로 부진하던 미국과 대만은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자연스럽게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황금 시간대(오후 7시)에 열리는 한국과 일본의 매치업은 부담스러워졌다. 흥행 측면에선 반가운 일이지만, 2020년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향한 여정은 더 험난해졌다. 15일에는 슈퍼라운드 3전승의 '복병' 멕시코까지 만난다. 1패 이상을 한다면, 복잡하게 다른 팀들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대만과 동률을 이룰 경우, 승자승 원칙에 의해 대만에 밀린다. TQB(Team's Quality Balance) 등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이 온다.
한국의 선발 로테이션 구상도 꼬인다. 김 감독은 슈퍼라운드에서 '4인 선발' 체제를 예고했다. 예선 라운드 순서대로 양현종(KIA 타이거즈)-김광현(SK 와이번스)에 이어 박종후(SK)이 멕시코전에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일본전 선발은 미정인 상황. 만약 멕시코전에서도 패하고 벼랑 끝에 몰린다면, 마지막 일본전에서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선발 양현종이 4일 휴식 후 등판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이후 결승전 선발 카드를 고민해야 한다. '지바 참사'로 꼬일 대로 꼬였다.
일본도 똑같이 부담스러운 멕시코-한국전을 치러야 한다. 한국과 일본이 변수를 없애고 결승행 티켓을 잡기 위해선 남은 2경기 전승이 최상이다. 가장 중요한 순간 라이벌 매치가 열리게 된다.도쿄(일본)=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