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김가을 기자]K리그1 수원 삼성 이임생 감독과 내셔널리그 대전 코레일 김승희 감독은 평소 이미지답게 날카로운 말을 주고받지 않았지만, 우승에 대한 열망은 충분히 전달했다.
두 사령탑은 4일 오후 2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진행한 2019년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전 미디어데이에 나란히 참석해 우승 포부를 밝혔다. 오는 6일 대전 한밭종합운동장,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각각 치러질 FA컵 결승 1, 2차전을 앞두고 이 감독은 "올해 리그 성적이 좋지 않았다. FA컵을 수원 팬들에게 안겨드려야 한다. 똘똘 뭉쳐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포항 스틸러스를 따돌리고 최다우승 단독 1위(5회)로 올라서는 동시에, 내년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거머쥐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우승상금 3억원은 보너스다.
올해 수원 감독으로 부임해 K리그1 파이널A 그룹 진입에 실패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이 감독은 "3부리그의 수준이 전보다 많이 올라왔다. 공은 둥글기 때문에 언제나 이변이 일어난다"고 '자이언트 킬링'을 경계하면서도 "대전의 장단점을 파악했다. 상대가 잘하는 걸 어떻게 막을지 선수들과 미팅을 할 계획이다. 동시에 우리가 잘하는 걸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겸손하게 준비하겠다"고 했지만 예상 스코어를 묻는 말에 "3대0"이라고 답했다. 연장승부를 펼친 화성FC(4부)과의 준결승전과 같은 아슬아슬한 승부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대전 코레일 김승희 감독은 "3대2" 스코어를 전망했다. 물론, 대전이 '3'이다. 두 단계 아래에 있는 리그의 팀이라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란 점을 인정하면서도 자신감은 잃지 않았다. 올해 FA컵에서 울산 현대, 서울 이랜드, 강원FC, 상주 상무 등을 차례로 물리친 경험이 그 기저에 깔려있다. 김 감독은 "축구는 전력 차이가 있어도 결과는 달리 나올 수도 있다"라는 말로 이변을 예고했다. 미디어데이 이후엔 "우리도 수원의 특색을 분석했다"면서 "우리 팀엔 염기훈 못지않게 왼발킥이 좋은 이관표가 있고, 선수들 대부분이 프로경험을 지녔다. 수원이 느낄 부담감을 역이용한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전은 지난 10월26일 내셔널리그 최종전 결과에 따라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아쉬운 결과로 남았지만, 플레이오프에 참가하지 않으면서 열흘이라는 시간을 온전히 FA컵 준비에 쏟아부었다. 울산, 강원을 잠재운 그 한밭에서 열릴 1차전에 일단 모든 걸 쏟아부을 계획이다. 김 감독은 "1~2명의 컨디션을 살펴야 하지만, 1차전에는 주전급 선수들이 모두 뛸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결승전인 만큼 이전보다 더 날카롭게 경기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도 최근 경기에서 활용하지 않은 베테랑 공격수 데얀을 FA컵 33인 명단에 포함하는 등 이변에 희생되지 않기 위해 더 단단하게 준비하는 모습이다. 득점왕을 노리는 수원 주장 염기훈은 "골을 넣었을 때 나오는 내 응원가보단 팀의 우승을 원한다"고 말했다.
윤진만 ·김가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