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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만성전립선염 '체외충격파' 치료 효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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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김세웅·배웅진 교수팀이 치료가 어렵고 재발이 잦은 만성전립선염과 만성골반통증증후군을 전기 에너지를 이용한 '체외충격파(ESWT)'로 치료하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

전립선은 방광의 아래 부분에 요도를 감싸고 있으며, 정액의 일정 성분을 생산해 요도를 통해 배출시키는 남성의 생식기관이다. 전립선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소변과 정액 배출에 장애가 생기고 다른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전립선은 노화로 기능이 저하되는 대표적인 기관이기 때문에 고령사회에 전립선 질환 환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만성전립선염은 배뇨증상과 성기능 장애를 보이는 질환으로 전립선의 염증이 주된 소견이다. 하지만 염증이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는 상태에서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도 해, 만성골반통증증후군으로 명명되는 경우도 있다. 이 질환은 50세 이하 남성이 흔히 겪는데, 국내 조사에 따르면 남성 5~9%의 유병률을 보인다.

발병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전립선이 감염되거나 자가면역질환, 스트레스, 골반 부위 손상, 신경학적 이상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한다. 빈뇨, 배뇨 통증, 고환을 비롯한 회음부와 골반부 통증, 잔뇨감을 비롯한 각종 하부 요로증상, 지속적인 불편감 등을 보인다.

치료법은 주로 항생제, 알파차단제, 진통소염제, 골격근 이완제 등을 이용한 약물치료와 전립선 마사지와 온열 치료, 바이오 피드백 등이다. 하지만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균이 명확하지 않고 원인이 다양해 치료가 어렵고 잦은 재발로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몸 밖에서 아픈 부위에 전기 충격파를 전달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주로 관절염이나 골반통 환자를 대상으로 통증을 완화시키거나 요로결석 치료로 사용되고 있다. 만성전립선염과 만성골반통증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저강도 체외충격파 치료는 직접 전립선에 저강도 체외충격파를 가해 혈관 재형성, 항염증 효과 등을 통해 염증 반응을 감소시키고 조직을 치유하는 원리이다.

해외에서는 임상시험을 통해 특별한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치료법의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전립선의 염증을 완화시키는 기전이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었으며, 국내는 연구 결과가 없어 한국 남성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김세웅·배웅진 교수팀(공동 교신저자)은 국내 만성전립선염과 만성골반통증증후군 환자에게도 저강도 체외충격파 치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착안하고, 우선 동물실험 연구를 통해 저강도 체외충격파 치료가 염증을 약화시키고 조직 회복을 촉진해 전립선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특히 연구팀은 전립선염의 염증 완화 기전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 다른 질환에서 체외충격파 치료가 염증을 완화시키는 기전에 대한 연구는 이뤄졌지만, 전립선염에서 염증 완화 기전을 밝힌 연구는 처음이다.

연구팀은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을 통해 전립선염에 대한 저강도 체외충격파 치료 효과를 조사했다. 세포실험에서는 전립선염 세포에 염증 유발물질(lipopolysaccharide)을 처리한 뒤 저강도 체외충격파를 시행했을 때 염증 관련 물질(NF-kB, COX-2, Bcl-2, Bax, INOS)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에서도 저강도 체외충격파 치료 후, 염증 관련 물질(TLR4, COX-2, iNOS, NFkB)이 감소하고 염증이 완화된 조직검사 결과를 통해 체외충격파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측정한 결과 세포 실험에서는 전립선염 유발군 대비 40%, 동물실험에서는 60% 가량 발현량이 감소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연구팀은 전립선염의 염증 완화 기전이 TLR4-NFkB 경로를 억제해 통증의 주요 요인인 COX-2(cyclooxygenase-2)가 줄어드는 것을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The Prostate' 8월호에 실렸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임상의과학자 연구역량강화사업의 세부 과제인 '난치성 전립선 질환 치료를 위한 전기자극 치료기 개발' 연구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곧 만성전립선염과 만성골반통증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 저강도 체외충격파 치료의 개선 효과를 검증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2019년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의 의료기기기술개발 연구과제 공모에서 '만성전립선염·만성골반통증증후군 환자의 치료에서 저강도 체외충격파 치료의 효과'로 지원해 수행과제로 선정됐다. 이 연구에는 2년간 총 2억여원이 지원된다.

김세웅 교수는 "만성전립선염은 이전부터 여러 가지 약물 치료를 시도해도 완치되지 않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잦아, 병원 치료 뿐 아니라 검증되지 않은 치료를 시도하는 환자들이 많았다"며, "치료 결과에 불만이 있던 환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배웅진 교수는 "외국에서는 저강도 체외충격파를 이용한 임상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이번 연구처럼 명확한 기전을 밝힌 보고는 없었다"며, "이번 결과는 국내 의료기기를 이용해 그 기전을 밝혀냈다는 의미가 크며, 임상 연구 진행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