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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봉준호, 봉준호를 넘다"…'기생충' 美수익 700만달러 돌파..韓영화 흥행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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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봉준호가 봉준호를 넘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 바른손이앤에이 제작)이 또 한번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설국열차'(13, 봉준호 감독)가 가진 북미 수익 기록을 깨면서 북미를 강타한 '봉준호 신드롬'을 입증했다.

전 세계 극장가 흥행 순위를 집계하는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기생충'은 3일(현지시각) 누적 박스오피스 매출 700만545달러(약 81억3463만3290원)를 기록했다. 북미에서만 무려 700만달러를 돌파한 '기생충'의 기록은 2013년에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전작 '설국열차'가 가지고 있던 누적 박스오피스 매출 456만3650달러(약 53억2349만7725원)를 넘어서며 역대 북미 개봉 한국영화 흥행 2위를 기록했다. 현재 역대 북미 개봉 한국영화 흥행 1위는 심형래 감독의 '디 워'(07)로, '디 워'는 북미에서 1097만7721달러(약 127억5940만5118원)를 기록했다. 지금의 북미 반응을 봤을 때 '기생충'이 이번주 '디 워'의 기록을 깨고 한국영화 최고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영화 최초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이후에도 숱한 국내외 영화제에서 다수의 상을 수상한 '기생충'은 북미에서도 현지 언론과 평단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설국열차' '옥자'(17)에 이어 또다시 '봉준호 신드롬'을 입증했다.

'기생충'의 이런 기록 도장깨기가 놀라운 이유는 다름아님 '오직 입소문의 힘'으로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기 때문. '기생충'은 지난달 11일 북미에서 3개 상영관에서 개봉해 오프닝 스코어 38만4216달러(약 4억4818만7964원)를 기록했다. 극장당 12만8072달러(약 1억4901만1772원)의 수익을 올린 '기생충'은 북미에서 개봉한 역대 외국어 영화의 극장당 최고 평균 매출 기록이자 미국 영화 포함 전체 영화로는 2016년 개봉한 '라라랜드'(16, 데이미언 셔젤 감독) 이후 가장 높은 스코어를 기록했다. 앞서 '라라랜드'는 5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스크린당 평균 수입 17만6220달러(약 2억464만4286원)를 기록했다.

여기에 개봉 3주차에 돌입한 '기생충'은 초반 3개관에서 43배 증가한 상영 극장 증폭으로 또 한 번 전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지난달 11일 선 공개할 당시만 해도 뉴욕과 LA 3개 상영관에서만 '기생충'을 볼 수 있었으나, 18일 33개 관으로 한차례 확장이 됐고 개봉 3주차에 접어들어서는 129개 상영관으로 대폭 늘어난 것. 이후 개봉 4주차에 접어드는 1일에는 상영관 수가 463개 관까지 확장됐다. 극장 숫자만큼 박스오피스 매출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 개봉 3주차 주말(25~27일) 3일간 박스오피스 매출은 182만6424달러(약 21억3052만3596원)를 기록했는데, 이는 개봉 2주차 주말(18~20일) 박스오피스 매출 124만1334달러(약 14억4255만4241원)와 비교하면 47.1% 증가한 것으로 '기생충'을 향한 미국 관객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기생충'의 북미 개봉에 있어서 주목할 만한 점은 극장당 평균 매출에서 박스오피스 상위권 영화들을 앞서고 있다는 점이다. 신작들 공세 속에서도 박스오피스 순위 10위권을 오르내렸던 '기생충'은 상위 12위권 영화 중 가장 높은 극장당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주말(25~27일) 박스오피스 1, 2위를 차지한 '말레피센트 2'(요아킴 뢰닝 감독)와 '조커'(토드 필립스 감독)가 각각 극장당 5110달러, 4890달러를 벌어들였을 때 '기생충'은 1만4158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기생충' 북미 개봉 이후 관객과 평단의 반응은 호평 일색이다. 토마토 신선도로 영화 평점을 집계하는 로튼토마토가 99%로 최상의 신선함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주요 언론의 리뷰를 숫자로 환산해 보여주고 있는 메타크리틱 역시 높은 평점인 95% 기록하고 있다.

이렇듯 북미 관객을 관통한 뜨거운 반응을 볼때 '기생충'의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진출은 가히 거품이 아님을 다시한번 증명한 셈이다. 칸을 찍고 국내 극장가를 흔든 '기생충'이 먼 타지의 북미 관객까지 사로잡으며 심상치 않은 열기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오는 21일 열리는 제40회 청룡영화상 역시 11개 부문(12개 후보) 최다 노미네이트로 수상 기대를 더한 '기생충'의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이선균)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출연한다. 국내에서 지난 5월 30일 개봉해 5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