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상대의 공격을 지연해야겠다는 일념으로 혼신의 힘을 향해 달렸고, 급기야 몸을 던졌다. 처음엔 옐로카드인 줄 알았다. 그러나 의도치 않은 깊은 백태클에 이은 '레드카드' 다이렉트 퇴장. 손흥민(토트넘)은 안드레 고메스(에버턴)의 꺾인 발목을 본 후 머리를 감싸며 스스로를 탓했다. 극심한 충격에 휩싸였다. 눈물을 쏟으며 경기장을 떠났다.
손흥민은 4일(한국시각) 영국 리버풀 구디슨파크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에버턴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았다.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후반 17분 델레 알리의 선제골을 도왔다. 날카로운 전진패스가 돋보였다. 시즌 4호 도움이었다. 그러던 후반 34분 심각한 장면이 나왔다. 손흥민이 고메스를 저지하기 위해 백태클을 했고, 돌진하던 오리에와 2차 충돌한 고메스는 넘어지면서 골절 부상을 입었다. 시즌 아웃이 유력한 심각한 부상이었다. 고메스의 상태를 확인한 손흥민은 머리를 감싸며 괴로워했다. 손흥민은 스태프의 부축을 받으면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에버턴 팬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토트넘은 후반 추가시간 칼버트-르윈에게 헤딩골을 내줬다. 에버턴에 1대1로 비겼다.
절친 델레 알리에 따르면 상심한 손흥민은 라커룸에서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괴로워하며 자책했다. 영국 대중일간 메트로에 따르면 경기 후 에버턴 주장 셰이머스 콜먼이 손흥민을 위로하기 위해 토트넘 라커룸을 찾았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이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지만 이제 조금 나아졌다. 에버턴 선수들이 그를 위로하기 위해 라커룸을 찾았다"고 귀띔했다. "혼돈스러운 순간이었다. 그라운드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모든 사람들이 나쁜 태클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TV, 부상장면을 본 사람들이라면 그 장면에서 너무너무 불운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고메스에게 위로를 전한다. 그와 가족들이 힘든 순간을 잘 이겨낼 수 있길 바란다"고 위로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충격을 받은 손흥민에 대한 토트넘 구단의 심리 치료 조치 등에 대해서도 밝혔다. "우리는 최고의 심리치료사와 재활치료사, 의사들을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에버턴 선수들의 동료애는 환상적이었다. 주장 콜먼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라커룸에 와서 소니를 위로해주고 갔다. 이제 평정심을 되찾았다. 콜먼과 에버턴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콜먼의 위로 방문이 도움이 됐느냐는 말에 포체티노 감독은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이제 그는 괜찮아졌다. 우리 모두와 마찬가지로 고메즈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이 축구다. 소니는 이렇게 나쁜 태클로 동료를 해칠 의도가 결코 없었다"고 덧붙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