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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12년 차 막내 에이스, 김단비는 '언니 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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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제가 막내… 맞아요."

'인천 신한은행의 에이스' 김단비(29)가 쑥스러운 듯 호호 웃었다.

지난 2007년 성인 무대에 데뷔한 김단비는 프로 무대만 10년 넘게 누빈 베테랑이다. 하지만 프로 12년 만에 다시 '막내' 생활을 하게 됐다.

사연은 이렇다. 3일, 인천 신한은행과 부산 BNK의 2019~2020 KEB하나은행 여자프로농구 1라운드 마지막 대결이 열린 부산 스포원 BNK 센터. 승리가 간절한 신한은행은 '최정예 멤버'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한채진(35)을 필두로 김수연(33) 이경은(32), 비키바흐(30), 김단비가 스타팅으로 코트를 밟았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선배들, 김단비는 아직 막내였다.

익숙한 듯 낯선 모습이다. 경기 뒤 김단비는 "동생들도 있기는 한데, 언니들과 같이 뛰니 아직은 막내에요. 에피소드가 있어요. 지난달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경기 때였어요. '수비하자' 말하고 주변을 돌아보니 다 언니더라고요. 움찔했죠. 그래서 얼른 '수비하시죠'라고 말을 바꿨어요"라며 웃었다.

사실 김단비는 선배들과 함께 뛰는 게 무척 반갑다. 그는 "제가 신인 시절부터 선배들과 경기를 많이 뛰었거든요. 그래서인지 막내인 것이 마음이 편해요. 저를 가둬두지 않아도 되잖아요. 이렇게 말해도 되나요. 언니들 앞에서는 장난을 쳐도 되고 망가져도 돼서 편해요"라고 털어놓았다.

'언니 바라기' 김단비. 그의 '최애' 언니는 한채진이다. 두 사람은 지난 2007~2008시즌 이후 무려 10여년 만에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됐다. 김단비는 "제가 신인 때 (한)채진 언니 방졸이었어요. 언니가 다른 팀으로 갔는데, 그래도 제가 언니 볼 때마다 '예쁜이 언니'라고 불렀어요. 얼굴만 보면 엄청 차도녀 느낌이잖아요. 그런데 막상 함께 있으면 엄청 깨요. 엉뚱한 면이 많죠. (이)경은 언니와 제가 거짓말을 하면 잘 속아요. 옆집 언니 같은 친근함이 있어요"라며 신난 듯 말했다. 옆에 앉아 있던 한 채진은 "(김)단비와 한 팀에서 뛰면 좋다. 현재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음에도 이렇게 잘한다. 몸이 아프지 않으면 얼마나 잘할까 싶다"며 웃었다.

김단비는 "채진 언니처럼 꾸준히 운동하면 저도 오랫동안 뛸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배우고 있어요. 제가 빨리 30분 정도 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라며 각오를 다졌다. 1라운드를 마친 신한은행은 3주간의 A매치 휴식기 뒤 2라운드에 돌입한다.

부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