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디슨파크(영국 리버풀)=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손흥민(토트넘)은 머리를 감싸쥔 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손흥민 본인도 너무 놀랐다. 제대로 몸을 가누기도 힘들었다. 팀 스태프들의 부축을 받으며, 욕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그 1분 36초의 상황을 다시 옮긴다.
3일 오후(현지시각) 영국 리버풀 구디슨파크. 1-0으로 토트넘이 앞서던 후반 33분이었다. 에버턴의 역습 상황이었다. 전방에 있던 손흥민이 수비에 가담했다. 안드레 고메스를 향해 달려갔다. 백태클을 했다. 고메스가 넘어졌다. 협력 수비를 하던 오리에의 발과 고메스의 발이 엉켰다. 고메스는 넘어진 채 오른쪽 발목을 부여잡고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 이전까지 손흥민는 신바람을 내고 있었다. 전반 측면 날개로 나섰다. 에버턴 수비진들의 집중 견제에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 들어 최전방 원톱으로 나섰다. 에버턴 수비 뒷공간을 계속 파고들었다. 후반 17분 델레 알리의 선제골을 도왔다. 상대 선수의 백패스를 끊어낸 뒤 날카로운 전진패스를 찔렀다. 시즌 4호 도움이었다.
도움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고메스가 넘어진 채 괴로워하자 많은 선수들이 달려왔다. 다급하게 의료진을 불렀다. 손흥민은 머리를 감싸쥔 채 괴로워했다. 앳킨슨 주심은 손흥민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여러가지 상황을 설명했다.
손흥민은 계속 좌절했다. 팀스태프들이 달려가 손흥민을 다독였다. 파비앙 델프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에게 다가가 상황을 설명했다.
손흥민은 계속 괴로워했다. 허리를 숙인 채 망연자실해했다. 에버턴의 센크 토순이 다가가 손흥민을 다독였다. 조던 픽포드 골키퍼도 다가와 손흥민을 위로했다. 손흥민은 얼굴을 감싸쥐며 털썩 주저앉았다. 토트넘 팀 스태프이 끌어안으며 손흥민을 위로했다. 다른 에버턴 선수들도 다가와서 위로했다.
앳킨슨 주심이 왔다. 손흥민을 향해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손흥민은 얼굴을 감싸쥔 채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에버턴 팬들은 '저 XX 빨리 쫓아내라(Get off Fxxxing bastard)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한 명이 부족해진 토트넘은 후반 추가 시간 결국 동점골을 허용했다. 경기는 1대1로 끝났다.
경기 후 포체티노 감독과 마르코 실바 에버턴 감독은 "손흥민의 태클에는 고의성이 없었다"고 했다. 다른 선수들 역시 손흥민을 감쌌다.
손흥민은 말없이 고개를 떨군 채 믹스트존을 지나갔다. 토트넘 관계자는 "손흥민이 몹시 실의에 빠져있는 상태다. 현재 라커룸에서 고개를 떨군 채 후회하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