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다치지 않고, 잘 성장하고 있어서 괜찮아요."
안양 KGC 김승기 감독은 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아직 시즌 초반이니까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한다.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경기 체력을 키워가며 잘 성장하고 있는 게 다행"이라고 했다.
김 감독이 기대를 거는 '성장하는 선수' 중 하나가 가드 박지훈이다. 이번 시즌 포인트 가드 중책을 받았는데, 아직 거칠지만 수시로 활기찬 플레이를 보여주며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그런 박지훈의 진가가 이날 SK전에 유감없이 발휘됐다. 1, 2쿼터에는 무득점에 그쳤지만 승부의 분수령이 된 3쿼터 막판 1분 여를 남겨두고 연속적인 '슈퍼플레이'로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놨다.
KGC가 5연승으로 질주하던 리그 공동 1위 SK의 덜미를 낚아챘다. KGC는 이날 3쿼터 막판에 나온 박지훈의 맹활약을 앞세워 전세를 뒤집은 뒤 4쿼터 SK의 반격을 끝까지 막아내며 97대88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KGC는 시즌 5승(6패)째를 거뒀다. 연승 행진이 끊긴 SK는 원주 DB와 공동 2위(7승3패)가 됐다.
전반까지는 SK가 앞섰다. SK는 김선형과 안영준, 자밀 워니, 김민수 등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전반을 55-49로 마쳤다. SK의 리드는 3쿼터 막판까지 이어졌다. 그런데 채 2분도 남지 않은 시간에 전반 무득점으로 잠잠하던 박지훈이 터지기 시작했다. 68-72로 뒤지던 1분38초를 남기고 3점포를 넣은 뒤, 김철욱의 스틸에 이은 속공 레이업으로 순식간에 5득점하며 73-72를 만들었다. 반격의 도화선에 제대로 불씨를 당긴 장면.
이때부터 KGC의 득점쇼가 이어졌다. 56초전 박형철의 3점슛에 이어 맥컬런의 속공이 터졌다. SK의 슛은 계속 빗나갔다. 화룡점정은 박지훈의 몫이었다. 박지훈이 종료 0.3초를 남기고 던진 3점슛이 깨끗이 림을 가르며 KGC가 81-72로 판을 뒤집었다. 1분38초 동안 13점을 몰아넣었고, 박지훈이 그중 8점을 해결했다.
SK는 4쿼터 김민수의 3점슛을 시작으로 헤인즈와 김선형, 최준용 등을 활용해 재역전을 노렸다. 하지만 KGC 역시 득점으로 맞불을 놨다. 그 중심에는 당연히 박지훈이 있었다.
안양=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