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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KGC 김승기 감독의 속을 태우는 '프리드로 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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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부담될까봐 말도 못하겠고… 제 속만 탑니다."

안양 KGC 김승기 감독의 속이 까맣게 타고 있다. 시즌 초반 10경기에서 4승 6패의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치러냈음에도 내내 마음이 편치 않다. 이번 시즌 초반, 갑작스럽게 팀 전체에 퍼진 한 가지 문제점 때문이다. 이 문제만 아니었다면 6번의 패배 중에서 적어도 3승은 건질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김 감독의 계산이다.

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경기를 앞둔 김 감독은 "6패 중에서 1번을 제외하면 전부 접전이었다. 그런 접전 때 '그 문제'만 해결됐다면 좀 더 많이 이겼을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내내 아쉬워하는 '그 문제'란 바로 극도로 저조한 프리드로 성공률이다. KGC는 전날까지 10경기에서 겨우 64.3%의 프리드로 성공률(리그 9위)을 기록 중이다. 거의 꼴찌나 마찬가지다. 총 168번의 프리드로 기회 중 108번 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쉽게 말해 60점을 그냥 허공에 날렸다는 뜻. 단순 계산으로 하면 경기당 6점 꼴이 된다. 김 감독의 말대로 프리드로만 몇 번 더 성공했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던 경기가 적지 않다. 단적인 예로, 지난 10월 18일 현대모비스전과 10월 24일 KCC전을 들 수 있다. 현대모비스전은 1점차, KCC전은 2점차 패배였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유난히 이번 시즌 초반에 프리드로를 잘 못넣고 있다. 하지만 프리드로는 다분히 심리적인 영향이 커서 뭐라고 지적하기도 어렵다. 선수들도 늘 연습 때 신경쓰고 있는데, 막상 경기에서는 잘 안풀린다"면서 "차차 나아지겠지하고 기다리는데, 내 속만 타들어간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아직은 여유가 있었다. 그는 "이제 시즌 초반일 뿐이다. 라운드당 4승 정도씩만 하면서 순위를 유지하다 시즌 후반에 승부를 걸 계획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경기 체력을 늘려가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고맙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KGC 선수들이 프리드로에 대한 부담감을 언제쯤 벗어날 지 궁금하다.

안양=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