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일년 중 몇 차례, 신이 주사위를 던지는 일이 있다. 객관적인 지표나 데이터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결과, '이변'이 생길 때다. '축구의 신'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주사위를 던졌다. 7연승으로 질주하던 바르셀로나가 중위권의 복병 레반테에게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바르셀로나는 3일 새벽(한국시각) 스페인 발렌시아의 시우다드 데 발렌시아에서 열린 2019~2020 프리메라리그 12라운드 레반테와의 원정 경기에서 1대3으로 패했다. 먼저 골을 넣고도 패한 것이라 충격은 더 컸다. 심리적 충격 뿐만 아니라 실질적 데미지도 적지 않다. 7연승 행진이 끊겼을 뿐만 아니라 7승1무3패(승점 22)가 되면서 우승 전망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당장 이날 베테스전에 무승부를 기록, 승점 1점을 추가한 '전통의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6승4무1패, 승점 22)와 동률을 이루게 됐다. 어쩌면 이 점이 더 큰 데미지다.
이날 바르셀로나는 베스트 전력을 모두 가동했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은 쉬엄쉬엄하지 않았다. 승리를 통해 리그 우승에 더 다가서기 위해 리오넬 메시나 앙투안 그리즈망, 루이스 수아레즈, 제라드 피케 등 간판 선수들을 모두 출격시켰다. 레반테를 쉽게 생각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명확히 드러났다.
전반 초반의 공방에서 점수를 내지 못한 바르셀로나의 최정예들은 결국 전반 38분이 돼서야 첫 골을 합작했다. 세메두가 페널티킥을 얻었고, 메시가 이걸 가볍게 차 넣었다. 승리의 전형적인 루틴이 예감되던 순간.
하지만 후반전에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후반 16분, 레반테의 캄파나가 동점골을 뽑더니 2분 뒤에는 마요랄의 역전골까지 나왔다. 이어 후반 23분에는 라도야까지 골을 터트렸다. 불과 7분 사이에 레반테가 무려 3골이나 뽑아내며 바르셀로나의 수비진을 꼼짝 못하게 만든 것. 바르셀로나는 이렇게 뒤집힌 경기 흐름을 끝까지 돌리지 못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