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승패는 의미가 없다. 하지만 야구 대표팀이 2번의 평가전을 통해 '프리미어12'를 위한 마지막 준비에 나섰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1일과 2일 이틀간 고척스카이돔에서 푸에르토리코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렀다. 1일 경기에서 4대0으로 승리한 대표팀은 둘째날에도 5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대표팀은 이제 3일 하루 휴식을 취한 후 4일과 5일 마지막 훈련을 가질 계획이다. 실전 경기는 이번 평가전이 마지막이다. 6일부터 예선전이 시작된다.
▶경계 대상 중남미 상대, 윈윈 전략
푸에르토리코는 일본, 대만, 베네수엘라와 함께 '프리미어12' 예선 B조에 속한 팀이다. C조인 한국과는 본선 이후에 만날 수 있다. 이번 평가전은 푸에르토리코에게도, 한국에게도 '윈윈'이다. 푸에르토리코는 B조 예선이 펼쳐지는 대만으로 가기 전, 한국에 미리 들어와 시차에 적응을 하고 아시아야구 분위기를 익힐 수 있었다. 대만과 가깝다는 이점이 크게 작용했다.
한국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푸에르토리코와의 평가전은 예선에서 만나게 될 쿠바와의 경기를 앞둔 전초전이나 마찬가지다. 세계랭킹은 쿠바가 5위, 푸에르토리코가 11위로 전력으로 봤을때 조금 더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중남미권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파워가 있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낯선 선수들을 상대했을 때의 긴장감을 미리 경험할 수 있었다.
2연전을 통해 봤을때 푸에르토리코 타자들의 감각이 아직 살아나지 않은 상태였지만, 투수들의 수준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 또 한국이 2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자신감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기 때문에 평가전 상대로 만족스러웠다.
▶선수단 전체 점검 완료
김경문 감독은 이번 평가전 2경기에서 모든 선수들을 내보내 골고루 상태를 체크하겠다고 예고했다. 정확히 계획대로 됐다. 선발 요원인 양현종 김광현 박종훈은 2,3이닝씩 각각 던졌다. 1차전에서 양현종-김광현-차우찬이 순서대로 나와 2이닝씩 소화했고, 고우석과 원종현, 이영하 등 불펜의 핵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 뒤를 막았다.
2차전은 선발 박종훈이 3이닝을 던지고, 남은 6명의 투수들이 모두 1이닝씩 끊어던졌다. 실전 경기가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최종 점검이었다. 투수들의 컨디션은 전체적으로 준수했다.
김경문 감독은 1차전이 끝난 후, 투수들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표했지만 공격은 조금 더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 공격 완성도가 훨씬 더 두드러졌다. 아직 박병호의 안타가 터지지는 않았지만, 김재환이나 김하성, 김현수 등 주요 타자들의 타구가 좋았다.
▶분위기+자신감 충전
가장 의미있었던 부분은 바로 분위기와 자신감을 끌어올렸다는 사실이다. 이번 대표팀은 20대~30대 초반 선수들이 주축이기 때문에 어느때보다 편한 소통 속에서 팀 케미스트리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제 본 대회 개막을 앞두고 있는데다, 태극마크라는 중압감이 자칫 무거운 분위기를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대표팀은 상무 야구단과의 연습 경기 그리고 푸에르토리코와의 평가전을 통해 긴장을 풀었다. 조금씩 팀워크도 좋아지는 모습이다. 국제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분위기 싸움이다. 한국 대표팀이 좋은 성과를 거뒀던 과거 국제 대회들을 살펴보면, 모두 벤치 분위기가 경기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번 대표팀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회 개막을 맞는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