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K-K-K. 완벽한 마무리였다.
야구 대표팀 김경문 감독은 마무리 고민에 빠져있다. 불펜 요원들 중 구위가 가장 좋은 투수는 단연 조상우다. 하지만 조상우를 마무리로 쓰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포스트시즌때 소속팀 키움이 그랬던 것처럼 조상우를 중간 위기 상황에서 쓰는 것이 좋을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이제 연습 경기를 모두 마친만큼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최유력 후보 조상우는 2일 푸에르토리코와의 평가전 두번째날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대표팀이 5-0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한 조상우는 3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냈다.
전광판에 찍힌 최고 구속은 151km. 가장 느린 변화구 구속은 129km였다. 푸에르토리코는 2-3-4번 중심 타자들이 이어서 타석에 섰지만, 조상우를 제대로 상대하지 못했다. 빠른공에 배트를 내지 못하거나, 타이밍은 맞더라도 배트에 제대로 못맞췄다.
첫 타자 제이 곤잘레스를 빠른 공으로 스탠딩 삼진 처리한 조상우는 앤서니 가르시아를 상대로는 129km의 느린 변화구부터 151km 강속구까지 모두 보여줬다. 결국 가르시아도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마지막 타자 이반 데 헤수스 주니어도 마찬가지. 조상우의 빠른 공이 들어오자 고개를 갸웃하던 헤수스는 151km짜리 빠른공에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경기의 마지막 아웃카운트였다.
이날 조상우는 투구 중에 모자가 자꾸 벗겨지는 모습이 있었다. 경기 후 만난 조상우는 "모자가 큰 것 같다. 소속팀에 있을 때는 조절해서 쓰면 벗겨지지 않았었는데, 이제 더 작은 걸로 써야할 것 같다"며 웃었다.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2일 정도 쉬고 바로 대표팀에 합류한 조상우는 "충분히 쉰 것 같다. 오히려 감각이 떨어지기 전에 경기에 나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면서 "어떤 이닝에 나가든 똑같은 1이닝이라고 생각하고 던진다. (마무리를 맡더라도)이닝에 상관 없이 어차피 타자를 상대해야하는 것은 똑같다. 최대한 빨리 끝낼 수 있게끔 하겠다"고 덤덤하게 각오를 밝혔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