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을 통해 소수 마니아가 좋아하던 감독에서 세계적인 인류 감독으로 도약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바른손이앤에이 제작)을 올해의 영화로 선정,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에 대한 극찬을 쏟아냈다.
3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올해의 영화로 선정하고 봉준호 감독의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했다. 특히 한국 영화 100년사(史) 최초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기생충'에 대해 내년 2월 열릴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을 비롯해 작품상 등 각종 부문을 장식할 유력 후보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한국에서 1008만명, 7396만달러(약 858억원)의 수익을 벌어들인 '기생충'을 설명한 뉴욕타임스는 "'기생충'은 한국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논쟁을 이야기 했다. 이러한 불평등은 한국뿐만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비슷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지금은 희미해졌지만 여전히 영화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평등한 사회를 향한 약속'을 다시 일으키는 방식을 '기생충'에 다뤄 사회적 의식과 오락성을 동시에 만족시켰다"고 설명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은 현실적이지 않은 추적과 갈등 신을 연출하는 것을 즐기지만 사람의 심리나 영화적 공간을 두고 장난을 치지 않는다. 그가 만든 영화 속 인물의 액션과 리액션은 놀랍지만 비현실적이지 않다. 인물의 중력과 밀도, 우아함과 약간의 우둔함을 겸비하고 있어 더욱 공감을 자아낸다"며 "그동안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괴물'(06) '설국열차'(13) '옥자'(17)에 비해 '기생충'은 더 현실적이다. 초창기 작품인 '플란다스의 개'(00) '살인의 추억'(03)과 더 가깝다"며 '기생충'을 해석했다.
여기에 "'기생충'은 호러와 풍자, 비극이 혼합된 현대판 우화다. 전 세계 어디에나 벌어지고 있는 계급투쟁에 날카로운 교훈을 던졌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대담하고 밝다. 또 풍부한 색깔과 분명한 연기, 연출로 가득 채워졌다. 재미있고 서스펜스가 넘치며 간간이 액션신도 끼어들어 지루해질법한 관객들의 자세를 고쳐잡고 순간 숨을 참게 만든다. 봉준호 감독의 작품에서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진정성"이라며 "악의와 게으름, 자신만의 연대기 속 전해지는 따뜻한 인간애가 모두 담겨있다. '기생충'을 꺼내든 봉준호 감독은 소수 마니아 관객이 열광하던 감독에서 세계적인 일류 감독으로 도약했다. '기생충'을 올해의 영화로 만들고 봉준호 감독을 세기의 감독으로 거듭나게 한 원동력은 인생을 판타지인 동시에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대단히 은유적이면서도 동시에 통렬하게 묘사한 덕분이다"고 찬사했다.
이렇듯 칸을 찍고 국내를 넘어 미국 관객을 사로잡은 '기생충'. 내달 열리는 제40회 청룡영화상 역시 11개 부문(12개 후보) 최다 노미네이트되면서 수상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청룡영화상과 내년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동시에 영예를 안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이선균)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출연한다. 국내에서 지난 5월 30일 개봉해 5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