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BO리그를 주름잡은 베테랑들이 가득한 프리미어12 야구대표팀에 새파란 새싹들이 있다.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고우석(21),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21), KT 위즈 외야수 강백호(20)가 젊은피 3총사다.
고졸 3년차와 2년차인 이들이 성인국가대표팀에 뽑혔다는 것 자체가 이들의 천재성을 보여준다. 벌써부터 한국 야구의 10년을 책임질 선수들로 꼽힌다.
이정후와 강백호는 신인왕 출신이다. 이정후는 2017년 키움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뒤 첫시즌에 전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3할2푼4리, 2홈런 47타점, 111득점의 맹활약으로 2007년 임태훈 이후 10년만에 고졸 신인왕에 등극했다. 지난해 타율 3할5푼5리로 더 좋아진 성적을 보인 이정후는 올해는 193안타를 치면서 200안타에 근접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타율 4할1푼3리의 맹타를 터뜨리면서 플레이오프 MVP에 오르는 등 큰 경기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
강백호는 지난해 2차 1순위로 KT에 온 뒤 타율 2할9푼, 29홈런, 84타점으로 신인왕에 올랐고, 올해는 타율 3할3푼6리로 정확성을 더 끌어올렸다.
고우석은 150㎞가 넘는 빠른 공으로 1차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뒤 조금씩 성장했고, 올해 팀의 마무리를 맡아 8승2패 35세이브 1홀드로 세이브 2위에 오르며 팀의 4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정후가 29일 팀에 합류하면서 3명이 모두 모였다. 특히 이들은 지난 2016년 청소년 대표로 아시아 청소년선수권에 함께 출전해 평소에도 돈독한 사이다.
고우석은 "형들이 잘해주시지만 혼자 있었다면 적적할 수도 있었을텐데 친한 정후와 백호가 있어서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라고 했다.
김경문 감독은 이들을 볼 때마다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강백호의 타격을 보면서 "배트를 가지고 놀줄 안다"고 칭찬하면서 "수비를 잘해야 롱런한다"고 조언을 했고, 이정후를 보면서는 "우투수와 좌투수에 상관없이 자신의 타격 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투수 유형에 상관없이 잘칠 수 있다"며 칭찬.
김 감독은 이들이 당장의 활약보다는 앞으로 더 성장해 한국 야구를 이끌어가기를 바랐다. "일단 경험이 많은 형들이 주전으로 나가고 주전이 부상을 당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나가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형들을 보고 많이 배우면서 성장하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라고 이들의 미래를 밝게 봤다.
2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이들은 함께 성인대표팀이 된 기념 사진을 찍었다. 1년 후배인 강백호가 친형을 대하듯 편하게 말하면서 티격태격하는 모습에서 이들이 얼마나 친한 사이인지 알 수 있었다. 10년 뒤엔 대표팀의 고참이 돼 어린 후배들을 이끌고 있지 않을까. 그때 함께 사진을 찍으며 이 순간을 추억할 지도 모를 일이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