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IA 타이거즈가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29)와 재계약 한다.
30일 KIA 사정에 밝은 복수의 관계자들은 "올 시즌 KIA에서 뛰었던 외국인 삼총사 중 터커만 살아남는다. 맷 윌리엄스 신임 감독도 조계현 단장과의 대화에서 터커 재계약에 반대하지 않았다"며 "올 시즌 좋은 커리어와 구위에도 불구하고 부진을 면치 못했던 외국인 투수 제이콥 터너, 조 윌랜드와는 재계약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사실 외인 투수 듀오의 교체는 예측이 가능했다. '투고타저' 트렌드에 역행했다. 터너와 윌랜드는 두 자릿수 승리를 팀에 배달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터너는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가지고 있었지만, 유인구 제구가 떨어져 타자들의 방망이를 끌어내는데 번번이 실패했다. 이후 빠른 공으로 승부하다 안타와 홈런을 맞아 평균자책점이 규정이닝을 소화한 27명 중 꼴찌(5.46)에 랭크됐다. 일본 프로야구 경험을 기대했던 윌랜드는 기교파 투수로 시즌 초반 '대투수' 양현종까지 흔들릴 때 에이스 역할을 했지만 잠시 뿐이었다. 기복이 심했고, 경기를 치를수록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터커는 달랐다. 올 시즌 외인 방출 1호 제레미 해즐베이커의 대체 외인으로 5월 17일부터 95경기를 뛰면서 타율 3할1푼1리 111안타 9홈런 50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0.479)과 출루율(0.381)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 당시 팀을 이끌던 박흥식 감독대행은 "레벨 스윙을 한다. 타구도 빠르고 주루 플레이도 열심히 한다"고 칭찬한 바 있다. 터커의 타격에 불이 붙자 KIA 팬은 "여권을 빼앗아야 한다"며 터커 잔류를 바라기도 했다. 무엇보다 터커의 장점은 성실함이었다. "성실하다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에서 호평이 잇따랐다"는 것이 복수의 관계자들의 전언.
다만 아쉬운 건 중장거리형 타자지 홈런타자는 아니라는 점이다. 40~50경기를 덜 치렀지만 2루타 부문에선 6위(33개)를 기록했다. 다만 홈런은 9개에 불과했다. KIA에 거포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보완할 만한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생애 처음으로 밟는 아시아무대에서 공인구 반발계수 여파 속에서도 빠르게 적응해 준수한 기록을 냈고, 성실함까지 어필해 구단 고위관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게다가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었던 윌리엄스 감독도 터커의 재계약에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건 그만큼 인정받을 만한 수준의 타자라는 증거다.
터커는 9월 28일 시즌 종료 후 마무리훈련 캠프를 건너뛰고 미국으로 돌아가 개인훈련 중이다. 2월 1일 KIA의 새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플로리다에서 윌리엄스 감독과 첫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