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허문회 체제로 재편되는 롯데 자이언츠의 새 시즌 포커스는 방망이 쪽에 맞춰져 있다. 타격 코치로 오랜 기간 활동해왔고, 키움 히어로즈의 짜임새 있는 타선을 만드는데 일조한 허문회 감독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 그만큼 크다. 지난해 팀 타율 4위(2할8푼9리)에서 올해 최하위(2할5푼)로 추락한 롯데 타선이 허 감독의 조련 속에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올 시즌 롯데 타선의 중심은 전준우(33)였다. 투고타저 시즌이었던 올해 롯데 타자 중 유일하게 20홈런 이상(22홈런)을 기록했다. 타율 역시 3할1리로 규정 타석을 채운 롯데 타자 중 유일하게 3할을 넘겼다. 2년 연속 140경기 출전 및 3할-20홈런 달성 등 내구성 뿐만 아니라 기량에서도 최고였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 신청 자격을 얻은 전준우는 이변이 없는 한 권리를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FA시장에서 전준우는 '야수 최대어'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전준우를 허 감독은 과연 어떻게 바라볼까. 허 감독은 LG-상무-키움을 거치면서 웨이트 트레이닝-멘탈 코칭 등을 통해 타자들의 기량을 끄집어냈다. 프로 무대에 오른 선수들은 기술적으로 어느 정도 능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들이 가진 기술적 측면이 신체적 능력과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데 초점을 맞췄다. 신체적-기술적으로 완성된 '타자 전준우'에 대한 평가는 100점 만점에 근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허 감독의 눈은 수비 쪽에 좀 더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담당 파트에 집중해온 코치와 달리 감독은 팀 전체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 아무리 많은 득점을 올린다고 해도 결국 수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다. 투고타저 시즌에 접어들면서 수비의 중요성은 크게 높아졌다. 전준우가 타격 능력에 비해 타구 판단-수비 범위에서 종종 아쉬움을 드러냈던 모습을 떠올릴수도 있다.
롯데 프런트와 전준우는 조만간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프렌차이즈 스타인 전준우의 활약상을 지켜본 롯데나, 팀에 대한 애정이 상당한 전준우 모두 동행에 대한 시각차는 크지 않지만, 조건은 또다른 부분이다. 의견이 엇갈리는 시점에서 캐스팅보트는 자연스럽게 야전사령관인 허 감독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새 시즌 조각 맞추기를 시작하는 허 감독이 내릴 판단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