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브라운아이드걸스가 3년 11개월만에 돌아왔다. 한국 가요사를 망라한 명곡들이 브라운아이드걸스만의 호흡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28일 서울 청담동 CGV 씨네시티 엠큐브에서는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새 앨범 '리_바이브(RE_vive)의 음감회가 열렸다. 현장 진행은 밴드 소란의 고영배가 맡았다.
이번 '리_바이브'는 2015년 11월 발표된 6집 '베이직(BASIC)' 이후 무려 3년 11개월 만의 새 앨범이다. '내가 날 버린 이유(원곡 베이시스)'와 '원더우먼(원곡 조원선)'이 더블 타이틀곡이다. '내가 날 버린 이유'는 몽환적인 느낌을 극대화하면서도 멤버들의 가창력과 처절한 가사가 더해져 웅장하면서도 슬프고 아름다운 발라드로 다시 태어났다. '원더우먼'은 펑키하고 힙한 느낌을 담아냈다. 브아걸의 경쾌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드러난다.
'리_바이브'에는 두 타이틀곡 외에 '결국 흔해 빠진 사랑얘기', '애수'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 '하늘', '사랑밖엔 난 몰라',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빛처럼', '초대(ft.엄정화)', '편지' 등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 가요사를 빛낸 총 10곡이 수록됐다. 윤상과 심수봉을 비롯해 어떤날 이은하 베이시스 god 등 기라성 같은 뮤지션들의 노래다. 편곡 역시 윤상과 김현철, 이민수, 지고릴라, 라디, 곽진언, 적재, 케이준 등 역량있는 뮤지션들이 참여, 발라드부터 댄스, 라틴팝, 시티팝, 포크 등 다양한 분위기를 녹여냈다.
6곡의 단체곡에서는 보컬 그룹으로서 브아걸의 강렬한 정체성을, 후반부 4곡의 솔로곡에서는 멤버들의 개성있는 목소리를 담아냈다. 조영철 프로듀서가 총괄 프로듀서를, 윤상이 사운드 디렉터를 맡았다. 뮤직비디오는 브아걸의 초창기부터 전담해온 황수아 감독의 촬영 하에 색다른 느낌을 살려냈다.
이날 음감회는 멤버들의 근황 소개로 시작됐다. 나르샤는 "4년만에 기자님들 앞에 서니 어색하고 긴장된다"면서 웃었다. 미료는 "내가 옛날 사람 같다"면서 "4년간 게임을 즐겨 했다. 게임 방송도 많이 했다. 유튜브에서 '미료' 검색하고 구독 알림 좋아요 부탁한다"며 웃었다. 제아는 유튜브 '제아월드'를 소개하며 "최근 제주도로 이사했는데 음반 때문에 한달째 서울에 와있다"며 웃었다. 나르샤도 "방송 꾸준히 했고, 9년만에 다시 제 이름을 건 라디오 '나르샤의 아브라카다브라'를 진행중이다. 유튜브 '막무가내'를 운영중"이라고 웃었다.
가인은 "제가 20살에 데뷔했다. 10년 일하면서 한번도 휴식을 가진 적이 없다. 이번에 처음 긴 휴식을 가졌다"면서 "진짜 집 밖에도 거의 안 나가고 반려견 키우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온전히 절 위한 시간을 보냈다"고 근황을 전했다. 다른 세 멤버와 달리 유튜버로서의 활동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던 것. 가인은 "달리려면 쉬어야하는구나, 휴식이 에너지가 되는구나 새삼 느낀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에 대해 가인은 "한국 가요사를 대표한 노래들이다. 그간 센 조명, 예쁜 표정, 춤선 덕분에 든든했는데, 이번엔 목소리로만 하려니 부담된다"며 웃었다. 미료는 "신곡보다 더 힘들다. 데뷔 14년차인데, 저희는 퍼포먼스 위주로 활동했다. 이번엔 브아걸의 보컬 조합과 팀 정체성을 살린 앨범"이라고 강조했다. 제아는 "구상은 2년 전, 작업은 1년반 전부터 했다"고 거들었다. 나르샤는 "리메이크 허락받기가 쉽지 않았다. 원곡자라면 당연히 고민될 것"이라며 "브아걸을 믿고 허락해주셨기 때문에 책임감을 느낀다. 거만은 아니지만 자신감이 따르는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니가 날 버린 이유'에 대해 나르샤와 제아는 "전반부는 악기를 싹 빼고 보컬만으로 끌고간다. 후반부는 악기와 싸워야한다. 영화적인 느낌"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잔혹동화 느낌의 뮤직비디오는 할로윈을 테마로, 떠도는 3명의 자매와 잭오 랜턴(미료), 그리고 드랙퀸(여장 남자)들이 조합된 컨셉트다. 힙합 느낌의 '원더우먼' 뮤직비디오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멤버들은 "완전히 다른 컨셉을 하루 동안 찍느라 조울증이 왔다"며 웃었다.
뮤비 속 미료는 드랙퀸 중 한 명이 휘두르는 도끼에 목이 베이면서 잭오랜턴(할로윈 호박)이 된다. 나르샤는 "남자들이 신부, 우리가 신랑"이라고 설명했다. 나르샤와 가인은 "제목도 '원더우먼'이라 최근의 예민하고 미묘한 사회적인 문제들에 얽힐까봐 걱정된다. 중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예술적인 장치일 뿐이니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가인은 "컴백을 앞두고 춤연습을 했는데 너무 힘들었다. 배윤정 단장님께 다들 엄청 혼났다"고 혀를 내둘렀다.
'사랑밖에 난 몰라',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초대', '편지'는 멤버들의 솔로곡이다. 이중 미료의 노래 '초대'는 엄정화가 직접 피처링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미료는 "트로피칼 힙합 비트에 엄정화 선배님 목소리가 더해졌다"며 웃었고, 멤버들은 반칙이라며 투덜댔다.
데뷔 14년차 장수의 비결에 대해 나르샤는 "저도 14년 할줄은 몰랐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활동하던 브아걸 4명이 4년만에 한 자리에 모인 게 의의"라며 "적당히 친한 게 좋다. 너무 친하지 않은 게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가인은 "저 때문에 공백이 길어졌다. 앞으로 말썽 안 부리겠다. 언니들을 막내로서 잘 모시겠다"고 강조했다. 제아와 나르샤는 "가인 기다리다 평균 나이가 37세가 됐다", "다른 팀은 평균 17세인데"라며 투덜댔다.
유일하게 다른 소속사(디모스트) 소속인 나르샤는 "저도 함께 있다가 다른 회사로 옮겼다. 개인 일정, 팀 일정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서로 양해를 잘 해줘서 트러블은 없다. 앞으로도 잘 활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곡이 아닌 리메이크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서는 "아이유의 '꽃갈피'를 제작했던 조영철 프로듀서의 제안이었다. 솔로가 아닌 그룹의 파괴력 있는 리메이크, 명곡의 재해석"에 초점을 맞췄다. 차후 그룹 활동이나 멤버별 솔로 활동에 대해서는 "전국민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번 앨범의 성적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새 앨범 '리_바이브'는 28일 오후 6시 공개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