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프리미어12를 준비중인 야구대표팀. 주전 내야수들에게 대표팀이 위로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
스테이지가 끝날 때마다 포스트시즌에서 아쉽게 패한 선수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다. 특히 시리즈에서 제 몫을 못한 팀 내 간판 선수들에게 대표팀은 재출발의 시작점이다. 대표팀 없이 바로 휴식에 들어갔다면 지친 몸은 추슬렀겠지만 정신적으로는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단기전이 끝나기 무섭게 합류한 대표팀은 새로운 목표를 던지며 재도전 의지를 자극하고 있다.
아쉬움을 접고 또 다른 무대에서의 반전을 준비중인 선수들이 수원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대표팀 주전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내야수들은 절치부심이다. 2019 가을 야구는 악몽의 기억을 남겼다.
NC 다이노스 2루수 박민우는 LG 트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3타수무안타로 침묵하며 팀의 1대3 패배를 막지 못했다. 볼넷을 하나 골랐지만 시즌 0.344의 안타제조기 답지 않은 아쉬운 결과였다.
SK 와이번스 3루수 최 정은 생애 최악의 가을야구를 치른 뒤 대표팀에 합류했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12타수무안타 2볼넷 3삼진. 가을마다 펄펄 날던 예전 그 최 정이 아니었다. 주포의 침묵과 함께 SK는 3전 전패로 광속 탈락하고 말았다.
이번에는 한국시리즈 패자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의 합류 차례다. 특히 유격수 김하성의 아픔이 크다. 주전으로 치른 첫 한국시리즈. 17타수3안타(0.176) 3득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홈런도 장타도 없었다. 시리즈 마지막 타석 마저 두고두고 아쉬웠다. 9회말 2사 만루에서 서건창이 상대 실책으로 출루하며 극적으로 9-9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2사 만루의 끝내기 찬스. 하지만 김하성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고 말았다. 직후 키움은 연장 10회초 두산에 2실점 하며 끝내 4연패로 한국시리즈를 마감했다. 아쉽긴 키움 1루수 박병호도 마찬가지. 다리 통증을 애써 참고 출전했던 박병호는 마지막 4차전에 6타수무안타로 침묵했다. 한국시리즈 4경기 16타수4안타(0.250)2타점, 3득점. 준플레이오프에서 3홈런으로 MVP에 오르며 맹활약 했지만 플레이오프 때 찾아온 부상이 결국 홈런왕의 발목을 잡았다.
김현수도 LG 유니폼을 입고 맞이한 첫 가을 야구 부진을 대표팀에서 씻어내겠다는 각오로 절치부심하고 있다.
대표팀 김경문 감독도 "지고온 선수들의 속이 어떻겠느냐. 쉬지도 못하고 여기 와서 열심히 해주는 것이 참 고마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라이브 배팅 때 수원구장 전광판에 시즌 중 맹활약 할 당시의 영상을 찾아 틀어놓는 등 선수들의 사기진작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과연 김경문 감독의 이심전심 따뜻한 배려 속에 가을야구에서 마음의 내상을 입은 선수들이 대표팀 무대에서 맹활약할까. 프리미어12 성패를 가늠할 중요한 반전 포인트다.
수원=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