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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현장분석]부쩍 좁아진 S존, 1차전부터 난타전...기교파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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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2일 잠실야구장에서 시작된 한국시리즈 1차전. 예상을 깬 활발한 타격전이었다.

경기 감각이 떨어졌을 거란 예상과 달리 두산 베어스 타선은 초반부터 활발하게 반응했다. 대거 6득점을 올렸다. 키움 히어로즈 타선도 만만치 않았다. 5점이나 뒤지던 경기를 기어이 따라가 동점을 만들었다. 이날 양팀 합쳐 20개의 안타가 쏟아졌다. 볼넷도 9개가 나왔다. 7대6 두산 승리.

이례적인 1차전 타격전. 배경에는 부쩍 타이트해진 S존이 있다. 이날 강광회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은 좁은 편이었다.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S존은 주심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스테이지가 올라갈 수록 존은 점점 좁아지기 쉽다. 특정 심판의 성향 문제가 아니다. 경기의 중요성 상 신중하고 정확하게 보려 노력하는 결과다. 그만큼 투수는 괴롭다. 예민한 투수는 공 하나에 영향을 받는다. 마음 먹고 던진 회심의 공 하나가 볼 판정을 받으면 힘이 쭉 빠진다. 심리적으로 순간적인 '멘붕'을 겪는다. 이후 결과가 나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공 하나에 대한 판정은 투수의 운명을 가를 만큼 중요하다.

1차전에서는 유독 투수들의 아쉬운 제스처가 많았다. 이후 결과는 그 투수에게 어김 없이 좋지 않았다.

키움 선발 요키시는 2회말 1사 만루에서 김재호에게 2B2S에서 던진 낙차 큰 몸쪽 커브가 볼 판정을 받자 아쉬운 표정 후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후속 박세혁에게 초구 승부를 걸다 역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현승은 6-2로 앞선 6회말 1사 1,2루 김규민 타석 때 2B에서 몸쪽에 던진 공이 슬라이더가 볼 판정을 받고 스리볼이 되자 포수를 향해 "볼?"하고 물어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결국 김규민을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를 허용한 뒤 박동원의 야수선택과 김혜성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더 내줬다.

키움의 조상우도 6-6 동점이던 8회말 1사 1루에서 최주환에게 2B2S에서 던진 살짝 높은 슬라이더가 볼 판정을 받자 마운드에 주저앉아 아쉬움을 표현했다. 결국 볼넷을 허용, 1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경기 막판 절체절명의 위기. 그나마 조상우는 강력한 구위로 후속 재앙을 막아냈다. 류지혁 박세혁을 각각 뜬공 처리하고 실점을 막았다.

키움 마무리 오주원은 6-6 동점이던 9회말 1사 1,2루에서 김재환에게 1B1S에서 3구째 바깥쪽 낮은 코너 공이 볼 판정을 받자 아쉬움에 얼굴을 찡그렸다. 그 순간 승부는 사실상 끝이었다. 결국 볼 2개를 잇달아 던지며 볼넷으로 1사 만루를 허용한 뒤 오재일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말았다.

남은 경기에도 주심들의 타이트한 S존 판정은 불가피 하다. 구위 자체로 배트를 밀어내는 파이어볼러가 아닌 코너코너를 찌르는 제구와 유인구로 승부하는 기교파 투수들로선 극복하기 힘든 상황이다. 가뜩이나 타자들의 집중력이 시즌에 비해 훨씬 높아져 있는 한국시리즈 무대. 좁아진 S존과 함께 기교파 수난 시대가 열리고 있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