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유령을 잡아라'가 tvN 월화극의 부진을 끊어낼 준비를 마쳤다.
21일 첫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유령을 잡아라'(소원 이영주 극본, 신윤섭 연출)는 1회부터 주인공인 유령(문근영)과 고지석(김선호)의 첫 만남을 그리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열정이 앞서는 신참 형사 유령과 이성과 원칙주의자인 고지석의 만남은 처음부터 삐걱댔고, 이후 파트너로서 공조하면서도 의견충돌을 피하지는 못했다. 여기에 원칙주의자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허당미가 숨어있는 고지석과 열정만 앞서는 줄 알았지만, 사실은 지하철 곳곳의 노선도와 역사 구조를 다 꿰고 있는 유령의 만남이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며 앞으로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이날 방송에서 유령과 고지석은 지하철 소매치기 검거를 두고 대립하며 첫 만남을 가졌다. 지하철 경찰대 입사를 위해 취객으로 분장하고, 몸을 사리지않은 유령의 모습과 그런 유령에게 소매치기로 오해를 받아 수갑이 채워지는 굴욕을 맛본 고지석의 허당스러운 모습이 두 사람의 성격을 제대로 표현했다.
또 의문의 소매치기 군단 메뚜기떼와 지하철 몰래카메라 사건에 이르기까지 두 사람이 엉뚱한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 그려져 웃음을 자아냈다. 2층에서 뛰어내리고 오토바이를 타고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는 임팩트 있는 액션들이 웃음을 자아냈고, 첫 만남부터 저 세상 텐션을 자랑한 두 사람이 앞으로 어떤 인연을 이어가게 될지 궁금증과 호기심이 동시에 자극됐다.
이 가운데 방송 말미 지하철 연쇄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광역수사대 하마리(정유진)와 김우혁(기도훈)의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왕수리역 자폐 여성 실종 사건에 얽힌 쌍둥이 자매 유령과 유진(문근영)의 모습과 더불어 유령이 지하철 경찰대 입사와 동시에 금단의 문 같은 스크린도어를 열고 들어가 안방극장에 숨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또 "지하철 유령이 사람들 눈을 피해 시신을 옮길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터널. 지하철 유령. 넌 내 손으로 끝낸다"는 유령의 의미심장한 눈빛과 함께 검은 옷을 입은 누군가가 유령의 뒤를 노리는 모습이 함께 그려지며 긴장감을 높였다.
'유령을 잡아라'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다채롭게 채워졌다. 문근영은 4년 만에 안방으로 돌아오며 그전과는 달라진 연기 변신을 선보였고, 좌충우돌과 날카로움을 섞은 듯한 유령을 자신만의 색으로 제대로 표현하며 시청자들에게 "역시 문근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선호의 코믹은 두 말 할 것 없었다. 김선호는 '으라차차 와이키키'로 단련된 코믹을 '유령을 잡아라'로 마음껏 뽐내는 중. 보는 이들을 설레게 만드는 상사의 모습부터 숨겨진 허당기까지 마음껏 발산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았다. 짧게 등장했던 정유진과 기도훈은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정유진은 김선호의 전 연인이자 광수대 팀장 하마리 역으로 걸크러시 면모를 선보였고, 기도훈도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앞으로 지하철 경찰대와의 공조 혹은 협조 속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에 힘입어 '유령을 잡아라'의 시청률은 전작인 '위대한 쇼'의 마지막회가 기록했던 3.2%보다도 높은 4.1% 시청률을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60일, 지정생존자'로 6.2%의 시청률을 기록한 이후 줄곧 2%대 시청률에 머물며 침체기에 빠졌던 tvN 월화극에는 희소식이나 다름없을 일. '유령을 잡아라'가 부진을 끊어내는 열쇠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