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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핀의 '카나비 이적' 문제, 논란의 이유와 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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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핀의 '카나비' 서진혁의 중국 이적을 둘러싸고 그리핀 김대호 전임 감독의 폭로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리핀의 모회사인 스틸에잇이 공식 해명을 했다.

스틸에잇은 20일 밤 서울 본사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서진혁과 중국 징동게이밍이 나눈 위챗 대화 내용, 서진혁과 스틸에잇 중국지사 담당자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 준비중인 서진혁의 완전 이적 계약서 등 관련 자료를 제시하며 의혹 해소에 나섰다. 또 스틸에잇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을 항목별로 나눠 설명했다. 스틸에잇이 자체적으로 파악한 내용과 함께 객관적 해석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선 라이엇게임즈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판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라이엇게임즈 코리아는 이에 관계된 사람들을 모두 직접 만나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하기에 '2019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로선 조사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롤드컵 이후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다만 몇가지 팩트에 대해선 확인을 해줬다.

▶임대냐 이적이냐

우선 서진혁이 징동게이밍으로 완전 이적을 한건지 혹은 임대가 된건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스틸에잇은 서진혁의 임대 계약은 그리핀과 서진혁, 서진혁의 보호자, 징동게이밍이 모두 합의한 가운데 올 5월에 이뤄졌으며, 계약은 내년 11월까지 1년 6개월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현재 소속은 그리핀이며, 징동게이밍과 2년 임대 후 3년 이적 계약을 맺었다는 김 전임 감독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적료 10억원을 그리핀 조규남 대표가 개인적으로 챙겼다는 내용도 사실무근임을 강조했다. 스틸에잇 관계자는 "이적 계약이 아닌 임대 계약이기에 당연히 징동게이밍에서 이적료를 지급하지 않았다. 또 임대료 역시 활동기간만큼 나눠서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리그의 경우 임대가 허용되지 않는 점, 그리고 무분별한 임대를 막기위해 한 팀에서 임대를 최대 1명까지만 허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팬들로부터 의혹이 제기됐다. 그리핀은 올해 초 이미 신형섭을 대만의 플래시울브즈에 임대했기 때문에, 서진혁까지 임대할 경우 규정 위반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이에 대해 스틸에잇은 라이엇게임즈와 확인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국 리그(LCK) 공식 규정집에 따르면 선수 임대는 로스터에 포함된 1명의 선수까지 가능하다고 나와 있다. 그런데 신형섭의 경우 지난해까지 로스터에 속해 있었지만, 플래시울브즈와 임대 계약을 맺을 때는 이미 로스터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대신 서진혁은 올 시즌 로스터에 포함돼 있다. 따라서 규정 위반은 아니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관계자는 "로스터 등록 날짜를 확인해보니 신형섭은 올 시즌 로스터에 포함돼 있지 않아, 임대 1명 조건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중국 리그에서는 임대를 불허한다는 것이 아닌 임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서진혁의 소속이 왜 그리핀과 징동게이밍이 함께 표기되지 않았는지도 역시 라이엇게임즈 차이나와 계속 확인을 해보며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이적 계약 진행 과정은

스틸에잇은 서진혁과 징동게이밍 관계자, 통역 코치 등 3자가 나눈 위챗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징동게이밍은 서진혁에게 먼저 5년 계약을 제시했고, 이에 서진혁은 너무 길다며 2년 혹은 3년의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징동게이밍이 4년을 다시 제안했고, 서진혁은 고민을 해보겠다며 이후 내년 로스터 구성에 대한 팀의 계획 등을 묻는 내용이 나온다. 이는 스틸에잇이 20일 브리핑을 진행한 후 김 전임 감독이 개인방송에서 위챗 내용을 공개하면서 함께 알려졌다.

이는 서진혁과 스틸에잇 중국지사 담당자가 주고 받은 카톡 내용에도 그대로 나온다. 즉 5년 계약 논란에 대해선 이적료가 비싸니 기왕이면 길게 계약을 하고 싶다는 징동게이밍측의 첫 제안임을 알 수 있다. 또 구단측간의 협상 없이 서진혁은 징동게이밍이 내민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는 사실도 대화 내용에 나온다. 이후 이를 알게된 스틸에잇은 중국지사 담당자에게 계약 진행을 전담시켰고, 이 담당자는 징동게이밍과의 계약 내용에 대한 문제점을 들어 이 계약서를 서진혁에게 징동으로부터 회수해 오라는 대화 내용도 남아 있다.

스틸에잇 관계자는 "징동게이밍이 완전 이적을 서진혁에게 먼저 제안을 했고, 이를 알게된 스틸에잇은 도와주기 위해 나섰다. 서진혁이 사인한 계약서에 의하면 연봉 120만 위안(약 2억원)이 세후가 아닌 세전 금액이고, 이유 없이 해고를 할 수 있으며 연봉지급 중단도 팀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조항이 있는 등 선수에게 불리한 조건이 너무 많았다"고 말했다.

대신 스틸에잇은 서진혁과 합의한 새로운 계약서를 만들어 징동게이밍과 협상에 들어갔다. 3년 계약 이후 4년째에는 2배 인상된 240만 위안으로 최소 연봉을 시작하며, 리그 성적에 따라 다양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조항도 넣었다. 또 세전 금액이 아닌 세후 금액임을 못박았다. 중국에선 선수들에게 부과하는 세금이 대략 35%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명시적인 5년 계약이 아닌 3+2년 계약이다. 스틸에잇은 이 내용으로 징동게이밍과 이적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스틸에잇은 계약서 내용 역시 공개했다.

▶조규남 대표의 강압이나 갑질에 대해

김 전임 감독은 조 대표가 서진혁과 징동게이밍의 '탬퍼링'(사전접촉)을 제기하며, 이적 후 5년 계약을 강압했다고 주장했다.

카톡 내용에는 인센티브 조항과 향후 연봉 협상 등에서 좋은 조건으로 나서기 위해 서진혁에게 그리핀의 설득으로 최소 3년 계약을 하는 것을 징동게이밍에 어필하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를 서진혁이 이적 강요나 강압으로 받아들였는지에 대해선 본인의 입장을 충분히 들어봐야 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스틸에잇은 이 부분의 경우 자체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3자라 할 수 있는 라이엇게임즈의 조사에 충실히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틸에잇은 관련 내용과 자료를 모두 라이엇게임즈에 넘겼다.

이에 대해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탬퍼링 등에 대해선 현재 상황을 파악중이다. 라이엇 차이나와의 이 문제를 논의중"이라며 "현재 롤드컵이 진행중이라 조 대표를 비롯해 선수들과 관계자들을 직접 대면하고 '크로스체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아무래도 롤드컵이 끝난 후에 결과와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