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올 시즌은 6중 아닐까 싶다."
2018~2019시즌 V리그 여자부 통합우승을 거둔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올 시즌 판도를 이렇게 전망했다. 박 감독은 17일 청담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9~2020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서 올 시즌 우승 후보를 묻는 질문에 "어느 한 팀 쉽지가 않다. 모든 팀들이 취약한 포지션을 보강했다. 많은 국제 대회로 대표팀 차출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적었던 것도 변수"라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절대1강' 칭호에 걸맞는 행보를 펼쳤다. 정규시즌 30경기서 21승(9패)을 수확해 챔피언결정전에서 직행했고, 봄배구에서도 한국도로공사를 꺾고 12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 흥국생명은 에이스 이재영을 비롯해 김해란, 김세영, 조송화 등 기존 전력을 유지한 것 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 대표팀 주포인 루시아 프레스코까지 영입하면서 두 시즌 연속 통합우승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5개팀 사령탑의 눈도 비슷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흥국생명이 최강 아닌가 싶다. 빈틈이 없어 보인다. 박미희 감독님이 (2연패) 욕심 많이 내시는 것 같다"고 웃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도 "비시즌 연습경기 보면 어느 정도 그림이 그려지는데, 올해는 연습경기 하면서도 '지난 시즌보다 수준 높아졌구나'하는 생각 들더라"고 지적했다. 서남원 KGC인삼공사 감독도 "흥국생명 전력이 가장 탄탄하다. 우승멤버 이탈이 없고 오히려 보강이 됐다. 지난 컵대회서 국내 선수들만 갖고 임했음에도 우리가 졌다. 굉장히 잘하더라"고 했다. 김우재 IBK기업은행 감독은 "올 시즌은 1위, 최하위 차이 크지 않을 것이다. 굳이 꼽으라면 탄탄한 전력의 흥국생명 아닐까 싶다"고 했고,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도 "매 경기가 쉽지 않지만, 흥국생명이 가장 강한 팀"이라고 엄지를 세웠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다른 감독님들이 부담주고 싶어서 그러신 것 아닌가 싶다. 우리는 연습경기서 GS칼텍스전에서 겨우 한 세트 이긴 적도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대표 차출로 기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적었지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1월 올림픽 최종예선이 염려되긴 한다. 프레스코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차출되는 부분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걱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지난 시즌 상대전적에서 도로공사에 승리가 좀 적었다. 챔프전 치렀던 도로공사만큼은 많이 이기고 싶다. 3승3패였던 GS칼텍스도 이기고 싶다"며 "목표는 통합 우승"이라고 욕심을 숨기진 않았다.
지난 시즌 한껏 높아진 V리그 여자부 열기는 올 시즌 한층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 시즌 여자부는 앞서 개막한 남자부와 주중 경기 시간(오후 7시)이 같아지면서 '흥행 정면 승부'를 펼친다. 이에 대해 이재영(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정말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여자 배구 만의 매력이 있다. 올 시즌 더 많은 팬들이 생기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에서 새 시즌을 시작하는 표승주 역시 "여자 배구 인기가 높아짐을 실감하고 있다. 예측 불가의 승부가 묘미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인삼공사의 리베로 오지영은 "남자부가 '한방'이라면, 여자부는 긴 랠리 등 아기자기한 플레이가 묘미 아닐까 싶다"며 많은 팬들의 성원을 당부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