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한 달 째를 향하는 롯데 자이언츠의 차기 1군 사령탑 선임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든 모습이다.
야구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국내 지도자들과 면접을 거친 롯데가 후보군을 압축했다. 모기업 내부 검증 절차가 마무리 되는 대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트시즌 참가팀 코칭스태프들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달 중순 롯데가 면접을 발표했던 스캇 쿨바, 제리 로이스터 감독 뿐만 아니라 일각에서 제기된 롯데 출신 지도자들은 후보 선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지난달 19일 성민규 단장의 미국행에 맞춰 래리 서튼 감독을 비롯해 쿨바, 로이스터와 대면 인터뷰를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선수, 팬과의 소통 및 납득할 수 있는 팀 운영을 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선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서튼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2군에서의 활용성에 더 높은 점수를 받았고, 본인도 수락하면서 계약 절차가 진행됐다. 하지만 쿨바는 높은 조건, 로이스터 감독은 현장 감각에 대한 물음표가 따라붙었고, 결국 경쟁 선상에서 멀어졌다. 롯데는 이들 외에 다양한 국내 지도자들과 접촉하면서 가능성을 타전했다. 지난달 말부터 유력 후보들의 이름이 꾸준히 거론되기 시작했다. 현역시절 롯데 주축으로 활약했던 지도자 뿐만 아니라 타 팀의 '레전드'로 꼽히는 베테랑 지도자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거론됐다. 최근 결론은 현장에서 능력을 검증 받은 인물들로 좁혀진 모습이다. 기존에 거론됐던 인물이 아닌 '깜짝 발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 보다 늦게 출발한 경쟁팀은 이미 결승점에 골인했다. 삼성은 허삼영 감독, KIA는 메이저리그 스타 출신인 맷 윌리엄스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일찌감치 외국인 후보군을 공개하면서 한 발 앞선 것처럼 보였던 롯데가 이들에게 추월을 허용했음에도 지체하는 모양새가 됐다.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지도자들의 여건이 일정 부분 작용했다는 관측. 그러나 이들 역시 앞날을 장담하지 못하는 눈치다. 성민규 단장 선임 시 롯데가 거쳤던 모기업 내부 검증 절차에 그만큼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후보군이 압축됐지만, 현 시점은 '모기업의 결단'에 따라 흐름이 끝날수도, 바뀔 수도 있는 흐름이다.
일각에선 이번 감독 선임 과정을 통해 롯데가 세운 방향성이 흔들리는 것이 아닌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프런트 조직 개편, 코칭스태프 대거 정리 등 판을 깔아 놓았지만, 변화 과정에서 흘러 나오는 크고 작은 소식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이번 감독 선임 작업이 롯데가 스스로 밝힌 프로세스 정립과 궤를 같이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떤 방향으로 결론을 내더라도 새 시즌 발걸음이 쉽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개혁' 타이틀을 걸고 스타트를 끊은 롯데에게 되돌아갈 길은 없다. 다가올 결론과 그로 인해 그려질 새로운 그림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