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국내 선수들이 주연이 돼라!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가 전초전을 마쳤다. 팀당 적게는 3경기, 많게는 5경기를 치른 가운데 각 팀들의 희비가 극명히 갈리고 있다.
먼저 강력한 우승후보라기보다, 그들을 위협할 다크호스로 꼽힌 인천 전자랜드와 원주 DB가 나란히 4연승 신바람을 냈다. 이와 반대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울산 현대모비스는 개막 3연패 늪에 빠졌다. 하위권으로 분류되던 전주 KCC는 전창진 감독의 복귀 속에 3승1패로 선전했다. 현대모비스와 양강으로 평가받던 서울 SK는 3승2패를 기록했으나, 경기력이 불안한 상황이다. 창원 LG는 충격의 개막 5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어떤 요인이 각 팀들의 운명을 가른 것일까. 상위팀과 하위팀의 공통된 특징이 있다. 먼저 전자랜드, DB, KCC의 경기를 보면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빠르고, 조직적이며, 플레이가 활기차다. 외국인 선수가 1명밖에 뛰지 못하는 제도 변경을 잘 파고든 결과다. 세 팀의 경기를 보면 국내 선수들이 주연, 외국인 선수들은 조연이다. 전자랜드의 경우 가드 김낙현이 개막 후 3경기 MVP급 활약을 선보이며 팀 분위기가 살아올랐다. DB는 FA 대어 김종규와 윤호영의 시너지 효과에, DB에서 새출발하는 김태술과 김민구의 경기력이 좋다. KCC 역시 기존 에이스 이정현에 송교창이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언급된 선수 뿐 아니라 코트에 나오는 모든 멤버가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반대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팀들은 여전히 외국인 의존도가 심하다. 현대모비스는 이대성, 오용준의 부상 악재도 있지만 라건아에 기대는 경향이 너무 크다. SK 역시 자밀 워니가 기대만큼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하자 흔들리는 모습이다. LG는 캐디 라렌 외에는 희망이 없다.
이는 기록에도 잘 드러난다. 현재 개인 득점 상위 3명이 라렌-라건아-워니다. 세 사람만 평균 20득점이 넘어간다. 4위는 19.4득점의 서울 삼성 닉 미네라스인데 그 역시 공격을 전담하다시피 한다. 하지만 역부족이다. 외국인 선수가 1명만 뛰니, 도움 수비가 들어오는 등 견제가 극심해져 플레이하기가 쉽지 않다. 1옵션으로 플레이 타임이 긴 선수들은 체력적으로도 힘겹다. 안되는 팀일수록 2옵션 외국인 선수에게 많은 시간을 부여하지 못한다.
반대로 득점 순위 상위권에 없지만 KCC 조이 도시와 DB 치나누 오누아쿠는 리바운드 순위에서 각각 4위와 5위에 올라있다. 두 사람은 수비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국내 선수들의 공격을 서포트하고 있다. 전자랜드 머피 할로웨이, 섀넌 쇼터는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균형있게 공헌 중이다. 잘나가는 팀들은 외국인 선수 두 명이 각각의 특색을 갖고, 필요할 때 맞춤형 플레이를 한다는 특징이 있다. DB를 예로 들면 공격이 필요할 때는 칼렙 그린을, 수비가 필요할 때는 오누아쿠를 투입한다. 마지막 승부처에서는 결국 국내 선수들이 활약하는 팀이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이번 시즌 초반 가장 달라진 KBL의 특색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