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 100년사를 빛낸 마스터피스로 떠오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바른손이앤에이 제작)이 프랑스를 찍고 한국을 넘어 이제 미국 관객을 사로잡으며 무서운 기세를 드러냈다.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극장 총 세 곳(New York IFC Center, Arclight Hollywood, Los Angeles Landmark)에서 개봉을 시작한 '기생충'은 첫 주 37만6264달러(한화 약 4억4500만원)의 수익을 올리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이는 극장당 약 12만5421달러(한화 1억4800만원)를 벌어들인 수치로, 소규모 극장에서 제한적으로 개봉을 시작한 '기생충'임에도 일찍부터 엄청난 입소문으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는 지점을 방증했다.
이러한 '기생충'의 기록은 역대 외국어 영화 극장당 평균 최고 기록임과 동시에 '라라랜드'(16, 데이미언 셔젤 감독) 기록(개봉 당시 5개 극장으로 출발, 17만6000달러) 이후 최고 수치, 역대 북미 오프닝 영화 극장당 평균 수입 18위 기록, 역대 북미 오프닝 실사 영화 중 극장당 평균 수입 8위 기록, 역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중 5번째로 높은 첫 주 수입 등 첫 주부터 엄청난 흥행 기록을 세웠다. 물론 매진 사례도 이어졌다. 미국의 영화 전문 매체인 인디와이어는 "북미에서 개봉한 '기생충'의 표가 모두 매진됐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할 정도.
광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기생충'의 미국 개봉은 이제 시작일뿐. 오는 18일부터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극장 여러곳에서 확대 개봉 및 상영되며 보스턴,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워싱턴DC 등 미국내 개봉을 점차 확장시킬 계획이다. '기생충'의 미국 배급사는 황금종려상 프리미엄으로 미국내 어느 정도 호평은 예상했지만 이런 예상보다 더 폭발적인,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어 내부적으로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더불어 오는 2월 열리는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또한 청신호를 켠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기대치를 높였다.
앞서 '기생충'의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유력 매체들이 강력한 유력 후보로 점치면서 화제를 모았고 여기에 '기생충' 북미 배급을 맡은 네온의 팀 퀸 회장 역시 지난달 열린 텔룰라이드 영화제에서 "'기생충'을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및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외국어영화상 등의 후보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하며 한국영화 최초 아카데미 시상식 도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프랑스에서 쟁취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1000만 돌파, 북미 진출까지 성공궤도를 달리고 있는 '기생충'. 한국영화사에 또 한 번 유의미한 기록을 남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이선균)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출연한다. 국내에서 지난 5월 30일 개봉해 5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