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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문학 펜스가 이렇게 멀었나? 거포들 지독한 투수전에 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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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국내 최단거리 인천 문학구장 펜스가 이렇게 멀었던가.

거포들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간 플레이오프 첫 판은 김하성의 결승타를 앞세운 키움의 승리로 끝을 맺었다. 키움은 14일 인천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연장 11회 김하성의 결승 2루타 등 4안타를 몰아쳐 3대0으로 승리했다.

이날 양팀을 합쳐서 무려 17명(키움 9명, SK 8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팽팽한 투수전에 점수가 날듯 말듯 애를 태우던 승부는 연장까지 이어졌다. 전광판 스코어보드에는 10회까지 0의 행진이 계속됐다. SK는 11번의 공격 이닝에서 6안타와 4사구 6개를 얻고도 한 점도 내지 못했다. 키움 역시 연장 11회 점수를 내기 전까지 9안타와 볼넷 6개를 얻었지만, 적시타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이번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양팀에 거포들이 즐비한 만큼 결정적인 홈런 한 방으로 승부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정규시즌 홈런 부문 1~4위가 모두 SK와 키움 소속 선수들이기 때문이었다.

키움에는 홈런왕 박병호(33개)와 제리 샌즈(28개), SK에는 최 정과 제이미 로맥(이상 29개)이 중심타선을 이뤘다. 특히 박병호는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3홈런을 터뜨리며 절정의 장타 감각을 과시하던 터.

그러나 이날 1차전에서 거포들은 침묵했다. 특히 최 정과 로맥은 5번씩 타석에 들어가 홈런은 커녕 적시타 하나 날리지 못했다. 최 정은 볼넷 하나를 얻는데 그쳐 4타수 무안타, 로맥은 삼진 2개를 포함해 4타석 무안타를 기록하다 연장 11회 2루타를 친 게 전부였다. 박병호 역시 볼넷과 사구를 하나씩 기록하고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샌즈가 연장 11회 적시타를 포함해 2안타를 날리며 겨우 치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이들은 SK 선발 김광현과 키움 선발 제이크 브리검의 완벽한 제구와 완급조절에 타이밍을 빼앗기며 타격감을 찾지 못했다.

SK의 홈인 문학구장은 펜스까지의 거리가 좌우 95m,중앙 120m로 프로야구가 열리는 주요 9개 구장 가운데 홈런이 많이 나는 곳으로 정평이 나있다. 올시즌 72경기에서 140개의 홈런이 기록됐다. 경기당 홈런수가 1.944개로 메인 홈구장 9개 가운데 삼성 라이온즈의 홈인 대구라이온스파크(2.167개) 다음으로 많았다.

키움과 LG의 준플레이오프 3,4차전이 열린 잠실구장에서도 2경기에서 합계 4개의 홈런이 쏟아졌음을 감안하면 지독한 '투수전'이 문학구장을 지배했다고 할 수 있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