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한광성이 가장 눈에 띄었다."
벤투호의 핵심 중앙 수비수 김영권(감바 오사카)는 13일 평양 원정 출국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은 공격수들이 모두 빠르다. 역습이 날카롭다. 한광성이 눈에 들어왔다. 드리블도 탁월했다"라며 "상대 역습에 대한 준비를 많이 했다. 역습에 대한 수비 연습을 많이 했다. 미팅도 했다. 실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며칠전 스리랑카와의 홈 2차전을 쉰 그는 "북한에 대해 분석을 많이 했다. 잘 준비했고, 컨디션 조절만 남았다.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 북한은 처음인 선수들이 많다. 변수가 많지만 우리가 극복해서 승점 3점 가져오도록 하겠다"라며 "태블릿PC, 휴대기기를 못 가져 간다. 책도 안 된다고 했다. 선수들과 대화 많이 할 수 있어 잘 됐다"고 말했다.
김영권이 빠진 한국은 스리랑카를 가볍게 8대0 대파했다. 당시 김영권을 대신해 김민재와 권경권이 센터백을 봤다. 김영권의 컨디션에 문제가 있어 제외된 것은 아니었다. 벤투 감독이 전략적인 판단을 한 것이다. 후반전에 김민재 대신 박지수가 조커로 들어갔다. 스리랑카의 공격이 예리하지 못했고 빈도도 적어 우리 수비수들은 큰 어려움이 없었다.
경험이 풍부한 김영권이 이번 북한과의 원정 경기서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김영권이 김민재와 센터백을 구성할 수 있다.
한국 축구 A대표팀이 29년 만에 평양 원정길에 올랐다. 벤투 감독과 손흥민을 필두로 태극전사 25명은 15일 오후 5시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원정 3차전을 치른다. 우리나라가 북한 지역에서 월드컵 예선전을 치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남자 선수들이 평양에서 북한과 A매치를 치르는 건 1990년 남북통일축구대회 이후 29년 만이다. 한국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최종예선 때 북한과 맞대결했지만 당시엔 북한 지역에서 열리지 않았다. 제3국 중국 상하이에서 두차례 대결했었다.
벤투호는 13일 출국, 중국 베이징에서 일박하며 북한 입국 비자를 받고 14일 평양으로 들어간다. 15일 일전을 치르고 16일 다시 중국을 거쳐 귀국하는 일정이다. 평양에서 2박을 하게 된다.
이번 방북에는 태극전사 뿐 아니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최영일·김판곤 부회장 등도 동행한다.
한국은 이번 아시아 2차예선 H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연승의 한국은 북한과 승점 6점으로 같지민 득실차에서 7골 앞서 있다. 지난달 투르크메니스탄 원정서 2대0으로 첫승을 올린 한국은 최근 홈에서 벌어진 스리랑카전서 8대0 대승을 거뒀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이 스리랑카전서 4골을 몰아쳤다. 북한은 지난달 레바논과 스리랑카를 연달아 제압했다.
태극전사들은 이번 평양 원정에서 낯선 경험을 할 예정이다. 김일성경기장은 인조잔디구장이다. 또 남측에서 원정 응원을 가지 못한다. 북측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 싸워야 한다. 남측 미디어도 취재 허가가 떨어지지 않았다. 남측에서 경기 중계 영상을 볼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벤투 감독은 "북한전을 두려워할 필요없다. 쉽지 않겠지만 승점 3점만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