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2019~2020시즌 도드람 V리그가 12일 오후 2시 막을 올린다. 화려한 문은 2018~2019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팀 현대캐피탈-정규리그 우승팀 대한항공이 연다. 무대는 천안 유관순체육관이다.
올 시즌 판도는 어떻게 예상할 수 있을까. '1강5중1약'으로 평가할 수 있다. 1강에는 대한항공이 꼽힌다. '국보급 세터' 한선수를 비롯해 국내 절정의 레프트 정지석과 베테랑 곽승석의 기량이 여전히 명불허전이다. '공격첨병' 역할을 할 센터에는 김규민과 진상헌이 버티고, 내년 1월 김규민이 군입대할 경우 진성태가 공백을 메우게 된다. 여기에 외국인 공격수 안드레스 비예나는 컵 대회를 통해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손현종 임동혁 유광우 등 백업 멤버도 화려하다.
4중에는 현대캐피탈을 비롯해 컵 대회 준우승팀 OK저축은행, 우리카드, KB손해보험이 포함된다. 현대캐피탈은 대표팀에 많은 선수들이 차출돼 정상멤버로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특히 비 시즌 기간 레프트의 핵 전광인은 무릎 수술을 진행했고, 주전 세터 이승원은 후방십자인대 통증, 백업 세터 황동일은 무릎이 부어 오르는 부상 중이다. 이승원의 몸 상태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원중이 시즌 초반 팀을 이끌고 가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OK저축은행에선 세터 이민규와 레프트 송명근이 부활한 것이 고무적이다. 외국인 공격수 레오는 컵 대회에서 감기로 고생했지만 감기가 걸리기 전까진 나쁘지 않다는 평가였다.
지난 시즌 창단 이후 첫 봄 배구를 경험한 우리카드는 최대 불안요소가 외국인 공격수다. 비 시즌 기간 두 번이나 교체를 시도했다. 지난 세 시즌 동안 세 개 팀을 돌며 한국 생활에 잔뼈가 굵은 펠리페 알톤 반데로를 마지막으로 확정지었다. 세터 노재욱과의 호흡이 관건이다. KB손보와 삼성화재도 외국인 선수 교체로 인한 부담을 이겨내야 한다. 국내 공격수들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1약은 한국전력이다. 삼성화재 왕조를 구축했던 가빈 슈미트가 전체 1순위로 돌아왔지만 아직 세터와의 호흡이 완벽하지 않은 모습이다. 무엇보다 토종 선수들의 전력이 타팀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지난 시즌 16연패의 악몽이 되살아날 수 있다. 장병철 신임 감독의 지도력이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새 시즌 최대 변수는 내년 1월로 예정된 2020년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이다. V리그 남자부는 내년 1월 5일부터 13일까지 9일간 V리그 휴식기를 갖기로 했다. 이 기간 차출된 대표 선수들은 3라운드를 통째로 쉬게 될 가능성이 높다. V리그 남자부 사령탑들은 전력누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어떤 플랜 B를 가지고 있을까.
가장 많은 선수가 차출될 것으로 보이는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은 "아직 명단이 나오지 않았지만 센터들이 거의 나갈 듯하다. 그 포지션에 젊은 선수들인 박준혁과 차영석으로 해결해보겠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 못지 않게 많은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 것으로 보이는 대한항공의 박기원 감독은 "우리 팀에서 몇 명이나 대표팀에 나갈지 모르겠고 예상도 못하겠다. 올림픽 예선을 위해 특별하게 준비하는 건 없다. 그러나 대비책은 가지겠다"고 설명했다.
플랜 B가 확실한 사령탑은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과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이었다. 신영철 감독은 "리베로와 나경복이 간다고 가정했을 때 플랜 B는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신진식 감독은 "박철우가 갈 것 같다. 다만 외국인 공격수가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 기간 다른 선수들이 휴식할 수 있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석진욱 OK저축은행 감독은 "우리 팀은 많이 뽑히지 않을 것 같다"며 농을 던진 뒤 "차출된다면 이민규와 송명근이 될 것 같은데 조재성에게 리시브를 시키고 있다. 세터는 곽명우도 잘하기 때문에 민규가 빠져도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은 고심이 크다. 주전 세터 황택의의 차출이 사실상 확정적으로 보인다. 권 감독은 "우리 팀에선 황택의와 정민수가 그 전 대표팀에 들어갔다. 가장 중요한 포지션을 맡고 있는 자원들이다. 세터가 시급하다. 황택의가 빠지면 힘들지 않을까. 대비는 해야 한다"고 전했다.
가장 마음이 편한(?) 건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처럼 보였다. 장 감독은 "먼저 한국 남자배구가 도쿄올림픽 티켓을 따냈으면 좋겠다. 누수가 가장 없는 팀이 우리 팀일 것이다. 그 시기를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