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정규 시즌 세이브 2위 투수 고우석이 3경기만에 다시 웃었다.
LG 트윈스 고우석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했다. 고우석에게는 다사다난한 준플레이오프다. 1차전에서 9회말 공 1개를 던지고 박병호에게 끝내기 솔로 홈런을 허용해 패전 투수가 됐던 고우석은 이튿날 열린 2차전에서도 LG가 1점 앞선 9회말 동점을 허용하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LG의 10년을 책임질 마무리 투수"라며 고우석에 대한 변하지 않는 신뢰를 드러냈고, 3차전에서도 LG가 2점 앞선 9회초 마무리 상황에서 고우석을 기용했다. 고우석은 김하성에게 볼넷, 송성문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했고, 이지영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박동원과 김혜성을 연속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실점 없이 경기를 매듭지었다.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세이브 기록이다.
"이겨서 정말 기분 좋다. 2패를 할 때 내 지분이 너무 컸는데 이길 수 있어서 기쁘다"며 웃은 고우석은 "오늘 꼭 이기기 위해 기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9회 상황에 대해서는 "포수 (유)강남형은 빠른볼 위주로 사인을 냈다. 내가 원하는(변화구)대로 잘 받아줬고 잘 막아줬다. 타구들이 잘 맞은 타구라 한숨이 나왔는데 다행히 야수 정면으로 가면서 막을 수 있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고우석은 2차전 동점 허용 후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고 박병호 타석 앞에 교체됐다. 고우석은 "블론은 했어도 승부를 하고싶은 것이 투수의 마음이다. 하지만 내가 감독님의 입장이어도 내렸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나라면 나를 오늘 9회에 안냈을 것 같다. 냉정하게 봤을 때. 그래도 감독님은 끝까지 믿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고마음을 전했다.
"2차전이 끝나고 (욕이 너무 많아서)인터넷에 못들어갔다"는 고우석은 "오늘 경기전 감독님의 인터뷰를 봤다. 감독님이 좋은 이야기를 해주신 덕분에 불안함 없이 경기를 준비할 수 있었다. 경기를 하다보면 안풀릴 때도 있는데 결국은 제 실력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제구에 집중했는데 잘 맞은 타구도 나왔지만 다행히 결과가 좋아서 기뻤다"고 돌아봤다.
LG는 이제 4차전 총력전을 대비한다. 앞선 3경기 모두 등판했던 고우석은 "내일도 대기한다. 무조건 나가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