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역시 화두는 평양 원정이었다.
벤투호가 카타르를 향한 두번째 여정을 시작했다.소속팀 일정 문제로 8일 합류하는 이재성(홀슈타인 킬) 황인범(밴쿠버)을 제외한, 23명의 선수들이 7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모였다. 지난달 투르크메니스탄과의 1차전에서 2대0으로 승리한 벤투호는 10일 화성종합스포츠타운에서 스리랑카,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2, 3차전을 치른다.
역시 관심의 초점은 평양 원정으로 쏠린다. 한국 남자축구가 평양 원정에 나서는 건 1990년 10월 11일 남북 통일축구 1차전 이후 29년 만이다. 평양에서 월드컵 예선전을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처음으로 평양에 가는 선수들의 반응은 기대반 걱정반이었다. 11개월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남태희(알 사드)는 "내가 언제 북한을 한번 가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기회가 생겼다. 기대가 된다"고 했다. 공교롭게 첫 A대표팀 승선에 평양 원정을 나서게 되는 이재익(알라이얀)은 "솔직히 평양 가는게 무섭다. 잘 살아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평양행은 원정길부터 경기장까지 변수 투성이다. 일단 13일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북한으로 넘어가는 일정은 어느정도 정해졌다. 문제는 인조잔디다. 평양 김일성경기장은 인조잔디가 깔려 있다. 천연 잔디에 익숙한 선수들 입장에서 딱딱한 인조잔디는 부상우려가 높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선수들은 일단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모습이다. 남태희는 "어릴때 인조잔디에서 많이 해봤다. 크게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에이스' 손흥민(토트넘)도 "함부르크 유스 때 인조잔디에서 뛰어보고 처음이다. 인조잔디든 천연잔디든 축구는 항상 부상의 위험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런 것을 걱정하기 보다는 우리가 언제 또 이런 경기를 할 수 있을까 싶다. 선수로서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선수 선발 기자회견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전에 앞서 펼쳐지는 스리랑카전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었다. 벤투 감독은 "내가 대표팀을 이끌고 평양에 가는 첫 외국인 감독이라고 해서 경기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는다. 지금 모든 이들이 다가올 스리랑카전에만 집중하고, 준비하고 있다. 이후 북한전을 준비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벤투 감독은 이후 북한전 관련 질문에 대해 정중히 답변을 거부했다.
'캡틴' 손흥민의 대답도 비슷했다. 그는 "다들 북한전에만 집중이 가 있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걱정이 된다. 북한하고만 경기를 하기 위해 소집된 것이 아니다. 일단 홈에서 치르는 스리랑카전을 잘 하고 북한전을 걱정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걸음 한걸음이 중요하다. 다가오는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다. 선수들에게도 그렇게 얘기해주고 싶다"고 했다. 압도적인 원정 분위기 등 여러 변수에 대해서도 "다들 걱정을 많이 하시는 것 같다.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선수로서 더 많이 준비해야 한다. 어느 경기든 쉬운 것은 없다. 특히 그런 경기는 우리가 조금 더 신경 써야 한다. 팬들이 오시지 못하기에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승리하면 얻어가는 게 더 많을 것이다. 좋은 결과로 돌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특히 손흥민의 마지막 말에 북한전 답이 있었다. "평양에서 하고 싶은 것은 없다. 내가 가서 무엇을 보고 오겠나. 경기하러 가는거다. 경기에만 집중하고 있다. 대표팀에 온 선수로 경기 하나만 생각하면서 다녀오고 싶다."
파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