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부산=조지영 기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 한국 콘텐츠는 지금 황금기를 맞았다!"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글로벌 오픈 세미나 with 사람'이란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는 사람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 이하늬와 이소영 사람엔터테인먼트 대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심사위원장이자 영화·음악·공연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예술가 마이크 피기스 감독, 데이비드 엉거 아티스트 인터내셔널 그룹 대표가 참석했다.
옴니버스 프로젝트 '셰임'(마이크 피기스 감독, 사람엔터테인먼트 제작) 쇼케이스와 오픈 플랫폼 시대의 콘텐츠 제작 및 비즈니스, 할리우드 관점에서 바라보는 아시아 콘텐츠 제작과 스타 비즈니스 등을 다룬 '글로벌 오픈 세미나 with 사람'. 무엇보다 영국 출신의 마이스 피기스 감독의 첫 아시아 프로젝트로 떠오른 '셰임'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셰임'은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지역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다양한 감정을 그려낸 옴니버스 프로젝트다. 세상의 무분별함이 초래하는 아이러니와 고통, 화해 등 다양한 상황에서 오는 감정을 포착할 예정. 마이크 피기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영화 '점쟁이들'(12) '분노의 윤리학'(13)을 제작한 영화 제작사이자 배우 매니지먼트인 사람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프로젝트로 아시아 3개국이 호흡을 맞출 전망이다.
마이크 피기스는 "바쁜 스케줄 속 부산영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내게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나는 영화를 사랑하고 드라마도 좋아한다. 지난해 드라마에 대한 책을 쓰기도 했다. 2년 전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K-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한국의 필름 메이킹 스타일에 관심을 갖게 됐다. 나에게 한국영화에 대해 알려준 분이 달시 파켓이 있었다. 그 분의 소개로 컨설팅을 하게 됐고 이소영 대표를 만나게 됐다. 할리우드가 아닌 한국 특유의 스토리텔링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작업을 하고 있다"고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나는 기본적으로 이야기꾼이다. 이 드라마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궁금하다. 그런 의미에서 '셰임'은 이런 다양한 스펙트럼 안에서 단순히 그런 감정을 느끼는 주인공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같이 만들고 싶었다. 기본적인 드라마 공식을 따라서 이야기를 풀어갈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늘 도전을 좋아하고 항상 깨어있는 자세를 가지려고 한다. 사실 한국어를 잘하지 못한다.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언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콜라보레이션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협업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드림팀을 구성하는게 중요한 것 같다. 드림팀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프로젝트를 이어갈 예정이다"고 답했다.
마이클 피기스 감독은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계속 논의하고 있다. 현재는 아시아 프로젝트라는 것을 말 할 수 있다. 스트리밍 플랫폼도 다양하다. 한국영화를 봤을 때 그냥 봐도 이야기가 너무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알고 싶어하는 부분이 많다. 같이 작업을 하면서 내가 아는 지식과 스킬을 전하고 싶다. 그런게 콜라보레이션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젠더의 역할도 많이 바뀌고 있다. 여성의 지위가 현격하게 올라가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한국 여배우를 보면 정말 환상적이다. 한국은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배우들이 많다"고 한국영화, 한국배우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이소영 대표는 "지난해 한국을 찾은 마이크 피기스 감독과 만났다. 당시 마이크 피기스 감독은 글로벌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았고 한국 배우들을 만나고 있었다. 우리 역시 글로벌 제작에 관심이 많아 함께 프로젝트를 하게 됐다"며 마이크 피기스 감독과 인연을 전했다.
그는 "오픈 플랫폼 시대에 자유롭게 다양한 문화가 융화되는 것에 같이 공유하게 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각 나라별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려고 한다. 아직 아시아에서는 한국만 개발된 상태다. 다른 나라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고 답했다.
또한 '글로벌 오픈 세미나 with 사람'에서는 이하늬의 할리우드 진출에 대한 소식도 전했다. 이하늬는 미국 최대 에이전시인 윌리암모리스엔데버의 필립 선과 베테랑 매니지먼트사인 아티스트인터내셔널그룹의 대표 데이비드엉거와 각각 에이전트 및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 본격적인 할리우드 진출을 예고했다. 이하늬가 소속된 아티스트인터내셔널그룹은 박찬욱 감독, 봉준호 감독과 배두나, 중국 배우 공리, 양자경 등이 소속되어 있는, 다양한 콘텐츠와 아티스트들을 관리하는 통합 엔터테인먼트사다.
세미나를 찾은 이하늬는 "어렸을 때부터 한국 음악을 전공했고 미스유니버스를 나갔던 게 영향을 미쳐 할리우드 진출을 하게 됐다. 유니버스가 나에겐 하나의 시험의 장이었고 한국적인 소스를 보였을 때 그들의 반응이 흥미로웠다. 내가 배우가 됐을 때 한국적인 문화의 가치를 잘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2008~2009년에 미국에 가 연기 스튜디오를 다녔던 것도 이런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위한 일이었다"고 할리우드 진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차기작 역시 열려있는 플랫폼을 느끼게 하는 작업이다. 김지운 감독의 한국-프랑스 합작 드라마 '클라우스 47'(가제)이다. 작업을 하면서 '함께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생각했다. 열린 마음으로 일반적인 것을 안고가며 한국만의 특수성을 어떻게 녹일지 고민하고 있다. '극한직업'(19, 이병헌 감독)이 한국에서도 많이 사랑을 받았지만 대만에서도 사랑을 받는걸 보면서 어떤게 보편적인 것인가를 고민하게 됐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KBS2 드라마 '굿닥터'를 리메이크한 드라마가 굉장히 성공했다. 우리가 가진 특수성을 반드시 가지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감성과 감정이 특별한 지점이 있다. 그런 감성의 결과 강력한 스토리텔링 베이스가 돼 개발하면 좋은 콘텐츠가 나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
데이비드 엉거 대표는 "나에게 이하늬는 현대 한국 여배우의 얼굴이라고 생각한다. 스마트하고 아름다운, 열정있는 배우다.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았는데 시의성으로도 적절하고 이하늬가 가지고 있는 모던한 것들을 가지고 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많다. 지금은 한국 콘텐츠가 나갈 수 있는 아주 좋은 시기인 것 같다. 외국 관점에서는 한국의 문화라는 게 세계에서 가장 관심받고 중심에 있는 것 같다. 예술뿐만이 아니라 건축 등 다양한 곳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콘텐츠는 황금기를 맞았다. '기생충'(19,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하게 성공할 수 있다는게 증명됐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부산영화제는 지난 3일 개막해 오는 12일까지 10일간 부산 일대에서 성대하게 개최된다. 6개 극장 37개 스크린을 통해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 초청작 299편(85개국), 월드·인터내셔널 프리미어 145편(장·단편 합산 월드프리미어 118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27편)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카자흐스탄 영화 '말도둑들. 시간의 길'(예를란 누르무캄베토프·리사 타케바 감독)이, 폐막작은 한국 영화 '윤희에게'(임대형 감독)가 선정됐다.
부산=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