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G 트윈스가 올시즌 전문가들 대부분의 예상과 달리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안정적인 선발진이다.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의 원투 펀치, 베테랑 좌완 차우찬이 시즌 내내 특별한 부상없이 로테이션을 이끌어 줬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다. 윌슨과 켈리느 똑같이 14승을 거뒀고,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LG 외인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차우찬은 전반기 한때 난조를 보이며 원망을 샀지만, 후반기 들어 페이스를 되찾고 주축 선발로서 LG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LG는 지난 3일 잠실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3대1로 승리,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선발투수 켈리다. 켈리는 6⅔이닝 3안타 1실점의 빼어난 피칭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5회초 NC 노진혁에게 한복판 148㎞ 직구를 던지다 우월 솔로홈런을 내줬을 뿐, 리드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했다.
경기 후 켈리는 "1년 동안 야구를 하는 이유는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 던지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보여주고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 다음 경기 잘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 향방 역시 LG 입장에서는 투수력, 특히 선발투수들의 활약 여부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 류중일 감독은 이날 승리를 한 뒤 준플레이오프 선발 로테이션에 대해 "투수파트와 얘기를 해봐야 하겠지만, 아마도 1차전에 윌슨, 2차전에 차우찬이 나갈 것이다. 오늘 켈리가 제 역할을 충분히 잘 해줬고, 차우찬도 계획대로 나가 잘 막아줬다"고 했다.
LG의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타일러 윌슨은 당초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선발로 내정돼 있었다. 1차전에서 NC를 꺾었기 때문에 윌슨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로 나간다. 이어 2차전에는 차우찬이 준비한다. 차우찬은 이날 NC와의 경기에서 7회 2사후 켈리에 이어 등판해 1⅓이닝 무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홀드를 기록했다. 켈리는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투구 후 5일을 쉰 뒤 3차전에 나간다. 적어도 투수진 운영에 관한 류 감독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얘기다.
류 감독은 준플레이오프가 만일 4차전, 5차전까지 이어질 경우 4차전은 임찬규 또는 배재준을 선발로 내세워 '불펜 데이'로 치르고, 5차전에는 로테이션상 윌슨이 나가면 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1차전에서 마친 이득은 결코 작지 않다.
키움은 준플레이오프 선발 로테이션을 에릭 요키시, 제이크 브리검, 최원태 순으로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상대로 LG가 결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매 경기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경기에 임하겠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며칠 남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상대팀에 대한 분석을 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