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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의 2019년과 이임생의 운명 건 건곤일척의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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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팀과의 경기에 이런 표현을 쓰는 게 적절하지 않을 수 있지만, 화성FC전은 수원 삼성의 시즌 운명을 결정할 '건곤일척'의 승부다.

시즌 초 목표로 세운 2019년 KEB하나은행 FA컵 우승 여부가 2일 오후 7시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준결승 2차전에서 판가름 난다. 지난 주말 K리그1 일정을 통해 두 마리 토끼 중 하나인 상위스플릿 진입에 실패한 터라 FA컵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뒤집기를 통해 결승에 올라 우승할 경우 내년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하는 동시에 FA컵 역대 최다우승팀으로 등극할 수 있다. 4회 우승을 차지한 수원은 현재 포항 스틸러스와 최다 우승 공동 1위다. 반면, FA컵마저 놓친다면 한해 농사는 엉망이 되고, 팬들의 거센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올해 수원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임생 감독의 운명도 이 한 판에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18일 화성과의 FA컵 준결승 1차전에서 0대1로 충격패 한 뒤 기자회견에서 "FA컵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결과에 책임지겠다"며 사퇴 가능성을 언급했다. 구단의 만류에도 자신의 뜻을 관철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구단 관계자는 "그만큼 FA컵 우승이 간절하다는 뜻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한 종교단체의 일정 때문에 2차전을 홈에서 치르게 된 수원이 이날 승부차기에 가지 않고 결승에 오르려면 2골차 승리가 요구된다. 최근 5경기에서 단 1골에 그칠 정도로 빈공에 시달리는 상황. 이날만큼은 모든 걸 쏟아 부어야 뒤집을 수 있다.

지난달 전역 이후 팀에 활기를 불어넣은 미드필더 김민우가 FA컵 등록 규정에 따라 1차전에 이어 이날도 뛰지 못하지만, 홍 철 최성근 신세계 등 주력들이 지난 주말 전북 현대전에 결장한 채 FA컵을 준비했다. 핵심 공격수 타가트도 전주 원정에는 동행했으나, 경기에 투입되지 않았다. 홍 철은 30일 개인 SNS에 시즌 개막 전 촬영한 선수단 사진과 함께 "나는 할 수 있다, 우리는 할 수 있다"고 FA컵 필승을 다짐했다.

또 다른 K리그1 팀 상주 상무는 같은 날 오후 7시 상주시민운동장에서 대전 코레일(3부)을 상대로 FA컵 결승 진출을 노린다. 수원보단 상황이 여유롭다. 1차전 원정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 골차 승리면 충분하다. 우승을 하더라도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없지만, 창단이래 첫 트로피를 따내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쳤다.

하지만 화성과 대전은 올해 FA컵 대회를 K리그1 프로팀들의 잔치로 만들 생각이 없어 보인다. 화성은 K리그 득점왕 출신 유병수의 활약에 힘입어 안산 그리너스, 경남FC를 차례로 꺾었다. 수원과의 1차전에선 '수원 출신' 문준호가 결승골을 넣었다. 지난 28일 이천과의 K3리그 원정경기가 돼지열병 문제로 취소되면서 온전히 수원전에 에너지를 쏟아 부을 여건이 마련됐다.

대전 역시 '프로팀 킬러'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울산 현대, 서울 이랜드, 강원 FC를 연달아 꺾었다. 스코어는 모두 2대0이었다. 상주와의 1차전에서도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3분 이근원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이변 가능성을 드높였다. 내셔널리그 소속팀이 FA컵 결승에 오른 건 2005년 울산현대미포조선(해체)이 유일하다. 미포조선은 당시 전북에 패해 우승은 놓쳤다. 세미프로인 K3리그 팀이 결승에 오른 적은 당연히 없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