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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스토리] 22년만에 밟은 수원, 올리는 '김호 감독님'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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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 '김 호 감독님은 잘 계시지?'

22년만에 찾은 수원. 중국슈퍼리그 휴식기를 맞아 장쑤 쑤닝을 이끌고 전지훈련차 방한한 올리 감독(50·본명 아우렐리안 코스미 올라로이우)은 28일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 복도를 둘러보며 감회에 젖었다. 루마니아에서 날아온 거구 수비수는 1997년부터 2000년대 초까지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원의 르네상스를 이끈 주인공. 당시 김 호(74) 전감독이 사령탑이었다.

수원 홈비즈니스팀 리호승 부장은 "연습경기를 마치고 올리와 저녁을 먹으며 두런두런 얘기를 나눴다. 김치찌개를 먹으며 김 호 감독님이 잘 지내시는지 묻더라"며 "올리는 선수 시절부터 김 호 감독님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당시 가르침을 일일이 적은 메모장을 아직도 간직한다더라. 김 호 감독님처럼 훈련을 강하게 시키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올리는 수원의 K리그 참가 이듬해 빅버드에 입성했다. '터프한 수비수'로 야심차게 영입한 올리는 짧다면 짧은 3년 반 동안 절대적인 존재감을 보였다. 파워풀한 수비로 토종 공격수들을 압도했다. 고종수의 프리킥과 올리의 헤더는 위력적인 공격 옵션이었다. 경기장 밖에선 샤샤, 비탈리, 데니스 등 다른 외국인 선수들의 맏형 노릇을 했다. 빅매치를 앞두고 합숙을 꺼리던 외국인들에게 먼저 합숙을 건의했다고.

'신생팀' 수원은 1998년 K리그 첫 우승, 1999년 전관왕을 차지했다. 올리를 비롯해 고종수 서정원 박건하 김진우, 샤샤, 데니스, 바데아, 비탈리, 이병근 이운재 이진행 등이 당시 멤버다. 2000년, K리그 98경기 7골, 경고 29장, 퇴장 2장의 기록을 남기고 떠난 올리는 슈테아우아 부쿠레슈티(루마니아)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 알사드(카타르) 알아인(UAE) 알아흘리(사우디)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등을 지휘했다. 2018년 3월부턴 장쑤를 이끌고 있다.

리 부장은 "올리와 선수시절부터 가깝게 지냈지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난 적이 없기 때문에 정말 오랜만에 봤다. 우리가 준비한 기념 유니폼이 맞지 않을 정도로 배가 많이 나왔더라"고 웃으며 "그 사이에도 교류는 있었다. 올리가 루마니아 미드필더 가비(2002~2004년) 영입을 뒤에서 도왔고, 알사드 감독 시절 이정수에 관해 물어보길래 좋은 얘기를 해줬다. 평소에도 수원과 한국 축구에 대해 좋은 말을 많이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올리는 알 아흘리 감독 시절이던 2015년 1월, 전북 현대와의 전훈 친선전을 마치고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엔 박건하가 있다. 건하를 위해서라도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해야 한다"고 응원했었다.

루마니아와 중동에서 다양한 클럽을 맡았던 올리 감독은 수원에 대한 사랑만큼은 여전한 듯했다. 이날 고종수 김진우 등의 이름을 꺼내며 근황을 물었고, 수원의 최근 사정을 듣더니 모기업 투자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는 후문. 리 부장은 "올리는 수원 역사의 일부"라며 "올리를 보며 자긍심을 느낀다"고 했다. 한편, 2군이 출전한 수원과 장쑤는 0대0 비겼다. 현재 K리그1 7위인 수원은 30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에서 28라운드를 치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