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양현석(49) 전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이하 전 대표)가 경찰에 출두했다.
양현석 전 대표(이하 양현석)는 29일 오전 9시52분쯤 서울 중랑구 묵동의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했다.
양현석은 이날 깔끔한 검은색 수트 차림이었지만, 시종일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포토라인에 섰다. 그는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원정도박과 환치기 등의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경찰에서 얘기하겠다"고만 답한 뒤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사실상 묵묵부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답변이었다.
이날 양현석은 해외 원정도박과 외국환거래법 위반(환치기) 혐의의 피의자로 소환됐다. 빅뱅 전 멤버 승리(29)와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호텔 카지노 VIP룸 등에서 환치기를 통해 현지에서 조달한 도박자금으로 원정 도박을 벌였다는 것.
양현석은 2014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MM호텔 카지노에 현금 15억원을 예치하고, 총 11차례 칩을 교환했다. 때론 VIP의 신용을 이용해 1~2억원 어치의 돈을 빌리기도 했다. 그중에는 하루에 40억원 이상의 판돈을 걸고 17시간에 걸쳐 바카라를 즐긴 날도 포함됐다. 승리 역시 같은 호텔에 4차례 방문, 20억원에 달하는 판돈을 도박에 사용했다. 하지만 미국 재무부는 양현석과 승리가 지속적으로 거액의 도박을 하면서도 국내외 송금 내역이 없다는 사실에 의문을 갖고 국내 수사 및 금융당국에 관련 자료를 넘겼다. 경찰은 이들이 '환치기' 수법으로 자금을 조달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양현석과 승리의 도박자금은 YG 미국법인(YG USA)의 회삿돈일 가능성도 높다. 두 사람 모두 출국 금지가 내려진 상태다. 경찰은 YG 미국법인이 페이퍼컴퍼니일 가능성에 주목, 미국 재무부에 관련 자료를 정식으로 요청한 상태다. 만일 두 사람의 도박 자금이 YG 미국법인을 통해 유통됐음이 확인될 경우, 횡령 혐의도 추가된다.
양현석은 2014년 동남아 재력가에 대한 성접대 및 해외 원정 성매매 알선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도박과 환치기 외에 성매매 관련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