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가을야구를 향해 진군 중인 영웅군단이 막바지 스퍼트에 앞서 변화에 나선다.
정규시즌 남은 일정 동안 5선발 자리를 오프너 체제로 가동한다. 그동안 키움은 제이크 브리검-에릭 요키시-최원태-이승호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을 꾸려왔다. 5선발 자리엔 김선기가 낙점됐다. 하지만 장정석 감독은 김선기를 불펜으로 돌리고, 5선발 자리를 오프너 투수를 활용하기로 했다.
여러 상황이 작용했다. SK 와이번스가 독주하던 선두권 싸움에 다시 불이 붙었다. 두산 베어스가 격차를 좁혀가면서 흐름이 흔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선기가 흔들렸다. 김선기는 지난 18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에서 1⅓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고, 2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3이닝 2실점을 기록했으나 제구 난조 속에 결국 패전 투수가 됐다. SK, 두산 추격 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에서 이들과 맞대결을 준비해야 하는 키움에겐 만족스런 결과를 토대로 분위기를 이어갈 필요가 있었다.
최근 키움 불펜의 상황을 보면 장 감독이 오프너 카드를 꺼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키움의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3.87로 SK(3.42), 두산(3.48)에 이은 전체 3위. 그러나 불펜 평균자책점은 3.46으로 두산(3.46)은 물론 SK(3.80)마저 앞서고 있다. 후반기 성적만 놓고 보면 키움(3.29) 불펜의 힘은 SK(3.51), 두산(3.54)에 비해 크게 앞선다. 한현희, 조상우, 김상수, 오주원 등 어느 상황에서든 꺼내들 수 있는 불펜 카드가 즐비하다.
장 감독은 "최근 며칠 고민을 했다"며 "김선기가 초반에는 좋았는데 최근 처지는 면이 있었다. (오프너는) 분위기를 다잡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29일 고척 롯데전에 선보일 첫 오프너는 양 현이다. 양 현은 지난 7월 7일 고척 롯데전에 오프너로 나서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장 감독은 "양 현이 당시 잘 던져준 기억이 있다"고 결정 배경을 밝히면서 "상대팀에 따라 데이터를 참고해 결정할 생각이다. 양 현 뿐만 아니라 김성민, 이영준 등 오프너로 쓸 수 있는 투수들이 많다"고 했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