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못치면 타율 떨어지는데…."
NC 다이노스 양의지의 가장 큰 당면과제는 5위 지키기다. 역대 국내FA 최고액인 125억원에 NC 유니폼을 입은 그이기에 팀 성적에 대한 부담이 크다. 7월초 부상으로 한달여를 쉬고 돌아와 맹타를 터뜨리는 가장 큰 이유다. 그래서인지 곧 타격1위에 오르는 것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28일 현재 371타석을 기록, 규정타석(372타석)에 1타석이 모자란 양의지는 3할6푼6리를 기록하고 있다. 장외 타격 1위다. 양의지의 순위표 진입은 시간문제다. 양의지도 "계속 경기에 나가면 자연스럽게 규정타석에 들어갈거라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라고 했다.
규정타석에 들어가면 곧바로 1위다. 현재 타격 1위인 두산의 호세 페르난데스(타율 0.347)보다 크게 앞서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타격왕이 양의지의 것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양의지는 신경쓰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지난해에도 아쉽게 타격 2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양의지는 지난해 타격왕에 도전했었다. 초반엔 4할 타율에 도전할 정도로 엄청난 타격을 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타격이 조금 부진했고, 키움 이정후와 LG 김현수, KIA안치홍과 4파전을 벌였다. 마지막 경기에서 타격 1위가 결정됐다. 김현수가 9월 4일 KT전에서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됐다. 규정 타석을 채웠고, 타율은 3할6푼2리로 4위였다. 그런데 이후 다른 타자들의 타격이 막판에 내리막을 탔다. 양의지가 3경기를 남겨뒀을 때의 타율은 3할5푼1리로 김현수에 1푼1리나 차이가 났다. 하지만 양의지는 NC전서 4안타, KT전서 3안타를 치면서 타율을 단숨에 3할6푼까지 끌어올렸다. 마지막 10월14일에 열리는 부산 롯데전서 3타수 2안타 혹은 4타수 3안타를 친다면 김현수를 뛰어넘어 타격왕에 오를 수 있었다. 아쉽게 양의지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쳐 3할5푼8리를 기록해 타격 2위로 시즌을 마쳤다. 잠실에서 부산까지 내려와 오후 2시 경기를 치르다보니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의 아쉬운 기억이 있기 때문에 더 타격 성적에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아무래도 성적을 보면 자꾸 신경쓰게 되더라"며 지난해엔 신경을 썼다고 했다.
양의지는 자신의 개인 성적을 뒤로하고 팀의 5강에만 집중한다. 다행히 부상으로 빠진 동안에도 NC는 5위를 지키고 있었다. 양의지는 "너무 아쉬웠는데 팀 성적이 나쁘지 않았고, 순위싸움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너무 고맙다"라고 했다.
8월 13일 복귀 이후 맹타다. 13경기서 타율 4할2푼(40타수 21안타)을 기록하고 있다. "경기마다 안타를 치려고 노력할 뿐"이라고 했다.
공인구의 영향을 그리 받지 않는 타격이다. 타율도 높은데 장타율도 떨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23개의 홈런에 장타율 5할8푼5리를 기록했는데 올시즌엔 16개 홈런에 장타율 5할8푼4리를 기록했다.
"작년과 다름없이 치고 있다"는 양의지는 "나는 원래 타격 포인트가 앞에 있다. 공인구 때문에 타격이 바뀐 것은 없다"라고 했다. 바뀐 건 투수 리드다. "장타가 예전보다 줄었기 때문에 좀 더 공격적으로 리드를 하고 있다"라고 했다.
나성범이 부상으로 빠진데다 외국인 타자 제이크 스몰린스키도 부진에 빠져있다. 양의지는 4번 타자에 포수로 나서며 팀을 이끌고 있다. 팀의 5강과 함께 타격왕까지 차지하며 성공한 FA가 될 수 있을까. 포수 타격왕은 지난 1984년 이만수(삼성)이후 없었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