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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기종, 아픈 만큼 성숙해진 '서울 이랜드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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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확실히 간절해졌다."

'서울 이랜드의 2년 차 신인' 원기종(23)이 목소리에 힘을 줬다.

원기종은 최근 이랜드 상승세의 중심에 있다. 그는 지난달 열린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결승골을 꽂아 넣으며 팀을 9연패 수렁에서 구해냈다. 이랜드가 무려 16경기 만에 거둔 승리이기도 했다. 지난 12일 열린 수원FC전에는 팀이 0-1로 밀리던 전반 18분 김민균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덕분에 이랜드는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고, 2대1 역전승을 완성했다. 이날 승리로 이랜드는 3연승을 질주하며 107일 만에 최하위에서 벗어나 9위에 올랐다.

원기종은 "프로에 와서 처음으로 3연승을 했다. 승리하는 게 이렇게 힘들다는 걸 처음 알았다. 하지만 위기를 이겨내면서 팀이 더욱 끈끈해지는 느낌이다. 밀리고 있어도 질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수원FC전에서도 선제골을 내줬지만, 다 같이 '할 수 있다'고 말하며 버텼다"고 말했다.

1996년생, 이제 막 20대에 접어든 청년. 하지만 원기종은 '버텼다'는 단어의 뜻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유가 있다. 그는 한때 19세 이하(U-19) 대표팀에도 선발되는 등 촉망받는 선수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시련이 이어졌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대학 면접에서 떨어졌다. 1년을 쉬게 됐다. 개인 운동 위주로 했다. 축구 선수가 1년을 쉰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연령별 대표팀 기회도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원기종은 2014년 군산제일고를 졸업했지만, 2015년 건국대에 입학했다.

위기는 끝이 아니었다. 프로 데뷔 시즌이던 지난해 초반 몇 차례 기회를 잡으며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손가락 골절로 이탈했다. 원기종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수술을 했다. 컨디션이 떨어지니 경기력도 쉽게 올라오지 않았다. 올 시즌 초반에도 기회를 잡지 못했다. 걱정이 됐지만 정신적으로 이겨낼 수밖에 없었다. 내가 열심히 훈련하고, 그 모습을 경기장에서 보여드리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를 악문 원기종은 최근 팀 상승세에 힘을 보태며 환하게 웃고 있다. 그는 "힘들지만 다 같이 최선을 다해 뛰고 있다. 확실히 간절해졌다"며 각오를 다졌다. 길을 가다 우연히 후배의 다짐을 들은 김영광(36)은 "우리 팀의 미래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팀의 중심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국가대표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힘을 불어넣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