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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삼성 임현준, 프리미어12 활용 가치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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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호가 지난달 23일 WBSC 프리미어12 1차 예비 엔트리 90명을 발표했다.

각 구단의 중심 선수들이 예비 엔트리를 채웠다. 올 시즌 성적을 바탕으로 국제대회 경험, 젊은 선수들에 대한 동기 부여 등을 고려한 흔적이 엿보인다. 하지만 정작 국제대회에 필요한 선수가 빠져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삼성 라이온즈 임현준(31)이 대표적이다. 임현준은 올 시즌 54경기 33이닝 동안 승패없이 6홀드, 평균자책점 2.73이다.

단기전에선 정규 시즌의 화려한 성적이 전부가 아니다. 각 보직마다 전문성을 갖춘 선수가 필요하다. 좌완 사이드암 불펜이라는 특성을 갖춘 임현준은 국제대회에서 활용 가치가 있는 선수다. 임현준의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1할9푼8리다.

제라드 호잉(한화 이글스)은 임현준의 이름 석 자를 듣자 "어휴"라고 한숨부터 쉬었다. 올 시즌 임현준과의 상대전적에서 4타수 무안타 3삼진인 호잉은 "굉장히 어려운 투수다. 슬라이더가 좋고 직구 체감 속도도 빠르다. 여지껏 본 적이 없는 유형의 투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국제대회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국은 이번 프리미어12 예선에서 쿠바, 호주, 캐나다와 만난다. 2015년 프리미어12 예선에선 6팀씩 2조로 나뉘어 상위 4팀이 결선 토너먼트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엔 총 12팀이 4팀씩 3개조로 예선 라운드를 치르고 상위 2팀이 슈퍼라운드에 진출한다. 조 수위 등극에 대한 부담이 커진 이번 예선 통과를 위해선 차례로 상대할 세 팀에 맞춰 선수 구성을 할 필요가 있다. 4팀씩 예선을 치렀던 2013~2017 WBC의 경험을 돌아보면 더 그렇다. 이번 프리미어12 예선에서 한국이 상대할 캐나다는 전통적으로 좌타자 위주의 타순을 구성해왔다. 최근 팬아메리카대회에서도 9명의 타자 중 6명이 좌타자로 꾸려진 경기도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예선에서 좌타 위주의 타선을 구성할 수도 있다. 이런 캐나다 같은 팀을 상대할 때 임현준은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 라이온즈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 코치는 "요즘 임현준을 자신 있게 마운드에 올리고 있다. 외국인 좌타자들이 보기에 임현준을 보는게 싫을 만하다"고 했다. 그는 "최근의 활약을 눈여겨 볼 만하다"며 임현준을 대표팀에 추천하고 싶다는 의향도 드러냈다.

임현준은 예비 엔트리 탈락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선발 욕심에 대해 묻자 잠시 고뇌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곧 "욕심이 있다. 그렇게 된다면 영광"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팀에서 믿음을 주는 투수가 된 이후 도전을 해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WBSC는 참가국에 오는 9월 3일까지 45명의 예비 엔트리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이 최근 발표한 90명의 명단은 이 시기 전까지 얼마든지 변경이 가능하다. 임현준 같은 전문성 있는 스페셜리스트는 프리미어12 예선에서 분명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