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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윤가은 감독 "'우리집' 아역배우 위한 촬영 수칙, 사실 100% 못지켜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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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윤가은(37) 감독이 "'우리집' 촬영 때 만든 촬영 수칙, '우리들' 때 미안했던 감정 담았다 "고 말했다.

휴먼 영화 '우리집'(아토ATO 제작)을 연출한 윤가은 감독. 그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우리집'에 대한 연출 의도와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밝혔다.

'우리집'은 11살 소녀들의 복잡미묘한 관계를 사실적으로 담아내며 깊은 공감을 자아낸 '우리들'(16)로 제37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비롯,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윤가은 감독의 3년 만의 신작이다. 아이들의 눈높이를 통해 바라보는 어른의 세상을 그려내는 데 탁월한 감각을 드러낸 윤가은 감독은 '우리들'에 이어 3년 만에 돌아온 '우리집'으로 다시 한번 아이들의 세계를 탐구,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힐링을 전한다.

특히 '우리집'은 친구와의 관계를 다룬 '우리들' 보다 외연을 넓힌 가족을 주제 삼아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아 눈길을 끈다. 윤가은 감독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사려 깊은 시선으로 풀어낸 '우리집'은 마법 같은 울림을 전하며 '우리들'에 잇는 또 하나의 인생작, 띵작(명작) 탄생을 예고한 것.

물론 '우리집'은 아이들이 주인공인 만큼 아역 배우들의 활약도 상당하다. '우리들'에서 최수인, 설혜인, 이서연, 강민준 등 걸출한 아역을 발굴한 윤가은 감독은 '우리들' 역시 김나연, 김시아, 주예림, 안지호 등 만만치 않은 내공을 과시하는 천재 아역들을 캐스팅해 눈길을 끈다.

또한 '우리집'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아역 배우들에 대한 섬세한 배려가 돋보이는 촬영 현장 수칙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우리들' 촬영 당시 윤가은 감독이 아역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느끼고 부족했던 부분을 바탕으로 제작사 아토ATO와 총 9개의 수칙을 정해 '우리들' 촬영에 임했다는 후문.

이날 윤가은 감독은 '우리집'에서 정한 촬영 수칙에 대해 "사실 너무 부끄러운 일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 역시 수칙을 만들었지만 100% 지키지 못했다. 촬영 수칙이 회자가 됐지만 함께한 배우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부끄러워했다.

그는 "'우리들' 촬영하면서 배우들에게 굉장히 미안한 순간들이 많았다. 그런 미안한 마음이 '우리집'에서 촬영 수칙을 만들었던 것 같다. 현장에서 스태프에게 화를 낸 적도 있었는데 내가 순간적으로 설명도 안 하고 화부터 냈더라. 그런 걸 떠올리면 부끄럽다. 촬영 수칙을 만들 때는 내가 못지켰던 것을 문서화 해놓으면 내가 못 볼 때 서로 체크가 될 것 같아서 만들려고 했다. 무슨 규칙을 하면 좋을까 스태프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걸 정리했다. 제발 지키자고며 약속같은 것이었다, 스스로의 다짐 같은 것이었는데 그럼에도 많이 미안하다"고 자평했다.

이어 "실제로 촬영하면서 아이들에게 많은 부분을 느꼈다. 아이들에게 기운 주고 싶은 마음에 무의식적으로 '예쁘다'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기준에 의한 예쁨이 아니라 존재 자체가 예쁘다고 생각해 말했던 상황이었다. 우리는 아이들 그 자체의 존재에 대한 감상 같은 것인데 그런 말도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고 하더라. 생각보다 다양한 고민을 한다고 하더라. 가뜩이나 어렸을 때부터 배우라는 꿈을 키운 아이들인데 의도하지 않아도 그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걸 알게 됐다.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러웠다. 갈수록 깨닳았다"고 설명했다.

윤가은 감독은 "아역 배우들에게 하는 말이 가장 어려웠다. 가치 평가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현장이다보니 우리의 목표는 영화를 완성하는 것이고 배우들도 너무 잘 알고 있다. 정말 모든 것이 지켜질 수 있는 현장도 아니었다. 그런 환경 속에서 촬영을 강행해야 할 때 더위도 좀 더 참아야 하고. 좀 더 쉬고 싶은데 한번만 더 가자고 할 때도 있었다. 그 상황이 아역 배우들에게 너무 힘들거란 걸 알고 있는데, 아역 배우들이 참고 있는게 보인다. 그때가 정말 미안해서 미쳐버리는 순간이다. 모두가 알면서 말을 못했을 때, 그때가 가장 미안했다"고 덧붙였다.

'우리집'은 누구나 갖고 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숙제 같은 가족의 문제를 풀기 위해 어른들 대신 직접 나선 동네 삼총사의 빛나는 용기와 찬란한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김나연, 김시아, 주예림, 안지호가 출연하고 '우리들'의 윤가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2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