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이병헌 감독과 천우희의 만남은 스크린을 넘어 브라운관까지 흔들 수 있을까.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JTBC 새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이병헌 김영영 극본, 이병헌 연출)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이병헌 감독, 천우희, 전여빈, 한지은, 안재홍, 공명이 참석했다.
'멜로가 체질'은 영화 '극한직업'으로 1600만 명의 관객을 동원, 코미디 영화의 새 역사를 쓴 이병헌 감독의 방송 드라마 첫 도전작으로 화제를 모으는 작품으로, 서른 살 여자 친구들의 고민, 연애, 일상을 코믹하게 담아내는 드라마다. 드라마 작가 진주(천우희), 다큐멘터리 감독 은정(전여빈), 드라마 마케팅팀장 한주(한지은) 세 여자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관심을 부르고, 손범수(안재홍)와 추재훈(공명)이 함께한다.
이날 스포트라이트는 이병헌 감독에게 쏠렸다. '극한직업'으로 '초대박'을 친 뒤 후속작으로 드라마인 '멜로가 체질'을 들고 돌아왔기 때문.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상황에서 '멜로가 체질'을 선보이게 된 이병헌 감독은 계속해서 "'극한직업'과의 분리"를 부탁했다.
"영화든 드라마든 연극이든 어떤 얘기를 하느냐가 중요하고 매체나 플랫폼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래 전부터 준비했다. 대본도 2년 전부터 쓰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 이야기가 두 시간 안에 풀기에는 제가 하고자했던 방향성이나 큰 서사는 아니지만, 저에게는 좀 방대한 양이라 드라마가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며 "영화와의 차이점은 길다. 작업방식의 차이는 거의 없고, 조금 더 일한다는 것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병헌 감독에게 '멜로가 체질'은 도전에 가깝지만, 긴 준비시간을 거쳤기 때문에 믿음도 두텁다. 이병헌 감독은 "'스물'이 개봉한 후부터 준비 중이었다. 다양한 사람들의 연애사가 끝나고 다시 시작하기 전까지 사이의 시간을 풍성하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여기 인물들도 있지만 저희 드라마에는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여자라기 보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봐줄 수 있을 것 같다. 캐릭터들이 다양하다. 멀티플롯이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 다양한 캐릭터들의 연애 수다, 일에 대한 고민이 등장하고 그중에 가장 어울리는 인물, 나이대, 적당한 경험과 가치관이 새로 형성되는 시기의 나이, 연령대의 인물들을 찾다 보니 세 여주인공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다시 시작하기 전의 사람들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고, 그 시기의 고민에 대해 친구들과 수다를 떨듯이 동참하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세 명의 여배우는 '멜로가 체질'의 중심이다. 이병헌 감독은 '서른 즈음'의 연기 잘하는 배우를 택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설명. 이 감독은 "서른 즈음의 연령대의 연기 잘하는 사람을 찾는게 어려웠다. 대사량도 많고, 극단적 감정을 가져가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기술적으로 어려운 대사도 많고 코미디라는 호흡도 있다. 코미디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 필요했다. 천우희 씨는 설명이 따로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전여빈 씨나 한지은 씨는 그해의 굉장한 발견이었다. 두분의 작품을 보고 배우로서 반했고 저 사람들은 뭘 해도 반하겠다는 신뢰가 바탕이 됐던 것 같아서 단순히 접근했다. 부탁을 드렸는데 다행히 수락해주셨다"고 말했다.
이병헌 감독의 선택을 받은 천우희는 모든 배우들의 '가장 믿는 구석'. 그동안 스크린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주로 표현해왔던 천우희는 '멜로가 체질'을 통해 조금은 가볍고 '똘끼'까지 있는 캐릭터인 임진주에 도전하게 됐다. 우려와 기대가 동시에 쏟아졌으나, 천우희는 "영화에서 전작품들에서 어둡고 무거운 표현을 많이 했는데, 그 전에는 내면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다면, 이번에는 저 스스로가 즐겁고 싶었던 것 같다. 항상 새로운 작품을 맡을 때마다 새롭게 제 나름은 연기 변신이라고 생각하고 임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이 세 여자가 중심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 연기 변신도 중요하지만, 여자가 이 이야기의 중심이고 혼자 끌어가는 게 아니라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게 마음에 들었다. 이병헌 감독님과의 호흡이 궁금했다. 코미디나 밝은 면에 갈증을 느꼈는데 감독님이 그런 점을 봐주시지 않았나 싶어서 좋은 작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과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조건 하고 싶었다. 물론 작품을 열었을 때 제 연기를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모르겠다. 매 작품마다 그렇겠지만, 일반적으로 저를 알던 배우의 이미지를 보신 분들은 신선하다거나 깬다는 등의 어떤 반응이라도 저는 즐거울 것 같다"고 밝히며 자신을 향한 시선들을 즐겁게 받아들였다.
'멜로가 체질'은 이병헌 감독과 천우희 모두에게 도전이 될 작품. '멜로가 체질'은 그동안 이병헌 감독이 보여줬던 스토리라인들 중 가장 공감이 많이 되는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기 위해 이병헌 감독은 자신이 가진 노하우와 기록들을 모두 쏟아 부었다는 설명. 이 감독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제 취향이 반영이 됐다. 연애 이야기, 가장 활발하게 그런 연애적 활동을 하는 시기의 사람들의 모습이 보기가 좋고, 재미있었고, 하고 싶었다. 많이 하고 싶었다. 10년치 메모장을 다 이 드라마에 턴 것 같다"며 "작품으로서의 의미만 두고 보자면 정말 자신이 있고 재미있다. 의미있는 작품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한다. 그 지분의 100%는 배우들이고 관전포인트도 배우들에게 있다.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전부라고 할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병헌 감독과 천우희의 재회가 주는 시너지 효과가 상상 이상이 될 수 있을까. 스크린을 넘어 브라우관을 접수할 두 사람의 만남에 관심이 쏠린다. 9일 오후 10시 50분 첫 방송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