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서른을 넘어, 전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는 세 여자의 이야기 '멜로가 체질'이 온다.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JTBC 새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이병헌 김영영 극본, 이병헌 연출)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이병헌 감독, 천우희, 전여빈, 한지은, 안재홍, 공명이 참석했다.
'멜로가 체질'은 영화 '극한직업'으로 1600만 명의 관객을 동원, 코미디 영화의 새 역사를 쓴 이병헌 감독의 방송 드라마 첫 도전작으로 화제를 모으는 작품으로, 서른 살 여자 친구들의 고민, 연애, 일상을 코믹하게 담아내는 드라마다. 드라마 작가 진주(천우희), 다큐멘터리 감독 은정(전여빈), 드라마 마케팅팀장 한주(한지은) 세 여자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관심을 부르고, 손범수(안재홍)와 추재훈(공명)이 함께한다.
이병헌 감독은 "'스물'이 개봉한 후부터 준비 중이었다. 다양한 사람들의 연애사가 끝나고 다시 시작하기 전까지 사이의 시간을 풍성하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여기 인물들도 있지만 저희 드라마에는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여자라기 보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봐줄 수 있을 것 같다. 캐릭터들이 다양하다. 멀티플롯이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 다양한 캐릭터들의 연애 수다, 일에 대한 고민이 등장하고 그중에 가장 어울리는 인물, 나이대, 적당한 경험과 가치관이 새로 형성되는 시기의 나이, 연령대의 인물들을 찾다 보니 세 여주인공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다시 시작하기 전의 사람들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고, 그 시기의 고민에 대해 친구들과 수다를 떨듯이 동참하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배우들을 선정하는 기준도 확고했다. 이병헌 감독은 "서른 즈음의 연령대의 연기 잘하는 사람을 찾는게 어려웠다. 대사량도 많고, 극단적 감정을 가져가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기술적으로 어려운 대사도 많고 코미디라는 호흡도 있다. 코미디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 필요했다. 천우희 씨는 설명이 따로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전여빈 씨나 한지은 씨는 그해의 굉장한 발견이었다. 두분의 작품을 보고 배우로서 반했고 저 사람들은 뭘 해도 반하겠다는 신뢰가 바탕이 됐던 것 같아서 단순히 접근했다. 부탁을 드렸는데 다행히 수락해주셨다"고 말했다.
세 주인공을 맡은 여배우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실제 30대. 천우희는 "임진주라는 캐릭터에 공감했다기 보다는 많은 캐릭터가 나온다. 거기서 얘기하는 것들이 30대에 생각할 수 있는 많은 부분들이 나온다. 친구나 관계들이나 본인 스스로 개인적인 목표, 내적, 외적 목표, 성장통이 소솨게 하나하나 살아있다. 그런 부분들이 많은 곳에 적재적소에 녹은 부분들이 공감이 됐다. 그래서 이 '멜로가체질'이 독특하고 다르다고 생각이 들었다. 인물들이 가진 이야기들이 많고, 많은 인물들에게 포진된 것들이 좋은 조화이고 시너지가 나는 거 같다. 시청자들이 세 캐릭터, 아니면 저희 다섯명 외에도 '저 얘기가 내 얘기 같다'는 부분들이 포인트가 있을 것 같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전여빈은 "살면서 자기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 조차도 자각을 온전히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타인을 바라보는 것은 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 30대들이 정확히 어떤 고민을 가지고 가는지 친구의 입장을 다 알 수 없지만 저의 고민을 봤을 때 또다른 시작이 필요한 나이였던 것 같다. 진주나 은정이나 한주를 보면 본인들만의 시작을 하게 된다. 그 극복 과정이 한 명 한 명에게 있는데 작은 삶의 모먼트에서 발견을 하게 된다. 그 사람이 어떻게 그 문제를 지각하고 해결하는지. 공감을 일으키는 순간이 많았고, 셋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인물들의 대사를 통해서도 보여지는데 공감을 하게 됐다. 공감을 일으킨 대사 중 하나는 부당한 선배에게 참다가 폭발한 은정이의 대사가 있는데 공감이라기 보다는 고맙더라. 확 지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지은은 "저희 작품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희가 현재 30대지만, 20대를 흘러온 배우들이 나오는데 20대에는 우리가 굉장히 어리고 많은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이란 것에 막혀서 많이 힘든 시간을 보내는 청춘들이 많았다. 그래서 여러 선택의 순간에서 실패도 겪고 성공도 겪으며 우리가 30대가 돼 있는데, 막상 30대가 되어도 다르지는 않더라. 또 다른 고민과 순간들, 실패, 성공 등의 일들이 생기는데 그런 부분에서 크지는 않지만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공감이 된 거 같다. 어떻게 보면 나이를 떠나서 모든 분들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천우희는 드라마에 오랜만에 '도전'하게 됐다. 비혼주의를 추구했으나, 연애를 꿈꾸게 되는 여성의 모습은 지금까지 꾸준히 그려졌던 바. 이에 캐릭터 자체가 고루하다는 평도 미리 받았지만, 오히려 천우희는 "비혼주의라고 정해진 캐릭터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캐릭터 소개 일부에서 나오다시피 사랑에 상처받고 이별하고, 또다른 사랑을 만나면서 아픔을 치유하는 캐릭터인데 물론 그게 20년 전에도 나온 고루한 캐릭터이자 똑같은 주제일 수 있지만, 제가 살아가는 30대로서 느끼기에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는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치관에서 결혼을 목표로 삼느냐, 일아냐 사랑이냐가 고민되는 주제기 때문에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다를 거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맡은 임진주라는 캐릭터는 예전과는 다른 것이 자기 할 말을 하고 자기 주관이 뚜렷하면서도 자기 일에 확실한 목표가 있는 친구라는 생각이 든다. 제가 연기하기에는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 작품을 선택했고 연기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고 저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히며 우려를 일축했다.
'멜로가 체질'의 최대 장점은 '공감'이다. 이병헌 감독의 대본이 배우들을 모으는데 가장 큰 이유가 됐을 정도로 재미있는 대본이라는 소문은 이미 업계에 파다하다. 이병헌 감독은 '멜로가 체질'에 대해 '극한직업'과는 다를 스탠딩 코미디라고 말했다. 천우희도 "수다가 기본인, 말이 많은 드라마다. 특히 저와 재홍 씨가 대사가 많다. 그 부담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너무나 재미있고 신마다 만들 때마다 호흡이 잘 맞으니 이것이 그냥 시청자들에게도 전달이 잘 되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멜로가 체질'은 이병헌 감독의 노하우를 모두 쏟아낸 작품이다. 이병헌 감독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제 취향이 반영이 됐다. 연애 이야기, 가장 활발하게 그런 연애적 활동을 하는 시기의 사람들의 모습이 보기가 좋고, 재미있었고, 하고 싶었다. 많이 하고 싶었다. 10년치 메모장을 다 이 드라마에 턴 것 같다. 이 이야기에 어울리는 사람들이 누구일지 계속 고민을 했다. 이들에게 어울릴지 저들에게 어울릴지 계속 계산을 했고, 결국에는 서른 즈음의 나이가 뭔가를 새롭게 다시 시작하기에 애매한 나이 중에 가장 어리고, 조금 늦었다 싶은 나이 중에는 가장 현명하고 성숙한 나이라고 생각한다. 그 시기에, 어느정도 경험 후에 그 시기를 말하면 수다가 더 풍부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청률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졌으나, 오히려 이병헌 감독은 자신이 가진 부담감을 겸손히 표현하는 모양새. 이병헌 감독은 "항상 부담은 크다. 드라마 신인 작가이자 신인 감독이다. 앞의 데이터가 없다고 생각하고 임하고 있다. 신인 감독의 부담감이 있다. 신인이라 제가 잘 모른다. 부담스럽고, '극한직업'을 잊으려고 한다"며 "시청률과 관련한 농담을 주고 받았다. 포상휴가 가놓고 안나오면 삭제하면 안되냐는 얘기도 나올 정도였다. 부담을 느낀다는 거다. 작품으로서의 의미만 두고 보자면 정말 자신이 있고 재미있다. 의미있는 작품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한다. 그 지분의 100%는 배우들이고 관전포인트도 배우들에게 있다.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전부라고 할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멜로가 체질'은 당초 7월 25일 방송 예정이었으나, 이은정의 남동생 효봉 역할을 맡았던 오승윤이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하차하며 추가 촬영이 불가피해 방영 일정 역시 미뤄졌다. 효봉 역할은 뮤지컬계 아이돌로 불리는 윤지온이 대신한다. 9일 오후 10시 50분 첫 방송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