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오승환(37)이 삼성 라이온즈로 돌아왔다.
삼성은 6일 투수 오승환과의 계약을 마쳤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9년 남은 기간 연봉은 6억원으로 결정됐다. 다만, 잔여시즌 출전정지로 인한 미지급분이 발생하기 때문에 실수령액은 약 50%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프로야구 규약상 다년계약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2020년 계약 관련 사항은 올해 말 다시 협의를 거쳐야 한다.
'돌아온 끝판왕'. 위력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당장 국내 무대를 평정할 수 있을까.
마이너스 요소와 플러스 요소가 있다. 마이너스 요소는 나이다. 오승환은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들었다. 활약하게 될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서른 아홉이다. 워낙 훈련을 성실히 하는 선수라 나이에 비해 젊은 근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해 한해가 다를 수 밖에 없다. 특히 악력 유지가 중요하다. 직구 그립을 찍어잡아 엄청난 회전력을 발생시키는 오승환이 노화에 따른 악력 감소를 얼마나 늦출 수 있는 지가 관건이다.
플러스 요소는 경험이다. 국내 무대를 정복한 오승환은 일본과 미국 야구를 통해 경험치를 한껏 높였다. 여러 유형의 좋은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갖가지 상황을 두루 경험했다. 짧은 이닝을 집중해서 던지는 마무리 투수의 특성상 상대 타자에 대한 상황적 대처와 심리적 우위는 중요하다. 어떤 장면에서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는 충분한 경험과 능력을 갖춘 투수가 오승환이다. 이 플러스와 마이너스 요소가 만나는 접점에서 오승환의 활약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관건은 얼마나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느냐다. 이미 스스로 내년 준비에 나섰다. 오승환은 이달 중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웃자란 뼈를 깎아내는 청소 차원의 조치라 큰 수술은 아니다. 수술 이후 재활 과정이 순조롭고, 공백을 체력 충전의 기회로 삼는다면 충분히 위력적인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다.
직접 효과 만큼 중요한 것은 간접 효과다. '끝판왕'은 존재 자체로 팀 분위기와 후배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오승환이 맨 뒤에 버티고 있다는 안도감은 불펜 투수들 전체의 사기를 높여 잠재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 한참 성장중인 젊은 불펜 투수들에 줄 심리적 안정감과 곁눈질로 배울 수 있는 살아있는 교과서로서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