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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 요구 안했다'던 창원시의 태세전환, 또 뒷전으로 밀린 NC와 야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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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도대체 이 금액이 어디서 나온건지 모르겠다."

지난 4월 18일 본지 통화에서 창원시청 자치행정국 체육진흥과의 김환철 야구장지원담당은 이렇게 말했다<스포츠조선 4월 18일자 기사 참조>. 당시 창원시가 NC 다이노스 측에 창원NC파크 구장 사용료 25년간 300억원 및 지역사회 공헌 추가 기금을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빚어지던 상황이었다. 그는 "현재 구단 수익 관련 부분에 대한 용역 발주 상태다. 타당성 검토 차원의 작업이고, 자료를 검토 중"이라면서 "300억원이라는 금액이 거론된 적이 없는데, 어디서 이런 수치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또 "지역 사회 공헌 등 추가 기금에 대한 이야기도 없었다"며 "우리(창원시 체육진흥과)와 NC 간에 나온 적이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계속 전화가 오고 있다. (300억원이라는 수치를) 말한적도, 오간적도 없다. 밥도 짓지 않았는데 밥 먹었냐고 묻는 격"이라며 "이 부분은 좀 더 있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NC가 30일 창원시와 창원NC파크 사용-수익 허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오는 2044년까지 25년간 창원NC파크 사용권-광고 수익권을 갖는 대신 창원시에 330억원을 지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 내용만 놓고 보면 당시 창원시가 '밥도 짓지 않았는데 밥 먹었냐고 묻는 격'이었다던 300억원에서 오히려 30억원이 더 늘었다.

어느 정도 예상됐던 수순이었다. 창원시는 NC 창단시 새 구장 건립을 조건으로 구단 유치에 성공했지만, 국비-도비 지원 규모가 여의치 않자 구단 쪽에도 분담금을 요구했다. NC는 25년 간 새 야구장 사용료의 일부로 100억원을 지불하기로 했다.

NC는 계약 합의 발표 보도자료를 통해 '창원시가 창원NC파크 시설 주변 주차 문제 및 대중교통 개선에 나서는 한편, 2027년까지 마산야구센터 내 유소년 드림구장, 야구문화센터, 홈런 정원 등을 조성하고 마산야구센터 일대를 창원의 새로운 중심 상권으로 만드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 년째 반복된 창원시의 말 바꾸기 전례를 감안할 때, 이런 약속들이 잡음 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되레 마산야구센터 부가 사업 과정에서 NC에게 또 손을 벌리고 압박에 나서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거둘 수 없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지난 2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올스타전 시구자로 나섰다. 명칭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3월 홈 개막전 당시 일부 팬들의 야유 퍼포먼스 계획을 접한 뒤 '정치인보단 야구인 시구가 적합하다'며 꽁무니를 빼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이날 시구에서도 NC, 창원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흰색 도포 차림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100회째 전국체전을 기념하기 위해 대한체육회가 KBO에 양해를 구해 이뤄진 퍼포먼스라는 설명이 뒤따랐지만, 전국민이 지켜보는 야구 잔치에 지역민들이 자랑스러워하고도 남을 최신식 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홈팀에 대한 배려가 없었던 점은 씁쓸함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